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대통령의 야당 복

등록 2019.11.04 21:46

수정 2019.11.04 21:52

오바마 가면을 쓰고 오바마 포스터를 펼쳐 든 사람들. 퇴임한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모시자며 서명운동을 벌이는 프랑스 청년들입니다. 오바마처럼 참신하고 유능한 사람을 영입해 낡은 프랑스 정치를 바꾸자고 합니다. 현실성이 없는 얘기지만 기성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염증은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이 노래가 우리 선거 때마다 인기 로고송이 된 것도 물갈이를 원하는 민심을 반영합니다.

"바꿔라 바꿔라 다 바꿔라. 이번이 아니면 못 바꾸니…"

'대장금' 주제곡을 개사한 '물갈이 송'이 등장한 2004년 총선에서는 당선자 다섯 중 셋이 초선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을 타고 초미니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단숨에 과반 정당으로 올라섰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은 개헌 저지선 백 석을 목표로 잡았을 정도로 참패를 각오했지만 백스물한 석으로 선전했습니다. 최병렬 대표까지 불출마 하며 현역 의원 다섯 중 둘을 교체한 덕분이었습니다.

지금 한국당 처지는 그때보다 훨씬 더 절박합니다. 하지만 탄핵 이후 총선을 앞두기까지 무엇이 바뀌었는지 보이지가 않습니다. 여당도 중요하지만 야당이 건강해야 국가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민심은 자유한국당의 해체에 가까운 쇄신과 개혁을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국 낙마 이후 자유한국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납니다.

초선 의원까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과 달리 한국당은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밝혔던 의원들까지 잇따라 말을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넷 중 한 명을 교체하는 태풍급 물갈이를 예고하는데 한국당은 단 몇 사람을 영입하면서도 벌써 삐걱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청와대가 가져다 바치고 국민이 뒤에서 밀어 올려준 당 지지율이 조국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습니다. 필리핀 이주 여성 출신 이자스민 전 의원이 한국당을 떠나 정의당으로 간 것도 한국당으로서는 아픈 대목입니다. 한국당에서 왕따를 당해 외롭고 힘들었다는 얘기까지 들려오는 걸 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복은 타고났다"는 박지원 의원 말이 그리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11월 4일 앵커의 시선은 '대통령의 야당 복'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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