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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우리 동네 섬 되나요"…고속도로 나들목 속에 마을이?

등록 2019.11.06 21:37

수정 2019.11.06 22:22

[앵커]
사진 한장 보시죠. 이 마을 앞에는 고속도로가 지나는데, 새로 만들어진 고속도로도 마을을 에워싸면서 섬처럼 갇힐 상황에 처하게 됐습니다. 마을 고립도 고립이지만 고속도로 소음과 분진, 개발 제한까지 우려돼 주민들이 농성에 나섰습니다.

현장추적,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영동고속도로에 인접한 한 마을. 거대한 중장비와 트럭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곳곳에 공사 중인 구조물이 보입니다. 공사 현장 바로 옆엔 주민들이 천막 농성 중입니다.

임종철 / 치루개마을 주민
"매연 다 먹고 오염된 공기 다 먹고 다 일찍 죽으라는 것밖에..."

이들이 반대하는 건 8월 시작된 서울~세종 고속도로 공사. 이 마을 앞으로는 이미 영동고속도로가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2년 완공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신설되면 마을 전체가 두 개 고속도로에 갇힌 형태가 됩니다.

두 고속도로가 만나는 나들목에 40가구 주민 100여명이 고립되는 것은 물론, 사방에 지나는 고속 차량으로 소음 등 각종 피해가 우려됩니다.

이상만 / 치루개마을 부이장
"영동고속도로가 나면서 주민들이 밤에 잠도 못자고 시끄러웠는데… 차도 쌩쌩 달리고 이러면 소음이 어마어마하게..."

분진과 흙먼지 피해는 물론,

손천주 / 치루개마을 주민
"흙으로 된 산이 생기는 거죠. 여기 거의 서풍이 불어요. 다시 와서 먼지가 이제 마을로 간다는 소리죠."

고속도로는 일반도로와 달라 주변 개발이 제한돼 땅값 하락도 예상됩니다.

강영한 / 치루개마을 이장
"우습게 아는 거야. 작은 마을이라고. 아파트 같은게 대단지가 섰어봐. 이렇게 했겠어?"

도로공사 측은 환경영향평가 등 필요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선지 / 안성용인건설사업단 6공구 주감독
"설계기준에 적합하고… 민원인들이 요구한 노선 변경했을 경우엔 교통안전설계기준에 적합하지 않고…."

주민들은 토지 보상과 이주 지원 등을 요구하며 지자체에 도움을 청했지만 묘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김응구 / 용인시청 도로계획팀장
"주민 불편 사항이 해소될 방안이 없는지 계속 체크를 해나가고 있는 중이죠."

공사는 계속되는데 대책은 없고… 주민들만 애가 탑니다.

유필홍 / 치루개마을 주민
"대한민국에 우리 마을같이 인간 동물원은 없을 거야. 가둬놨으니까."

TV조선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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