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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한국당 지도부 낮은 지도역량"…'험지' 출마 시사

등록 2019.11.07 11:19

수정 2019.11.07 11:21

김병준 '한국당 지도부 낮은 지도역량'…'험지' 출마 시사

/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당내 인적쇄신 문제와 관련해 7일 "문제의 본질은 인적쇄신 그 자체가 아니라 당 지도부의 낮은 지도역량에 있다"며 황교안 대표를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위기의 자유한국당?'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바람직한 수준의 인적쇄신을 하고, 더 나아가 당 쇄신과 보수통합을 통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지도역량이 보이지 않다보니 터져나오는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국 사태 이후 국민이 기대하는 쇄신과 통합의 움직임은 없었다"면서 "오히려 국민이 만든 승리에 당이 먼저 축배를 들었다"고 했다.

또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인물을 영입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일도 이어졌다"며 "민심을 잘못 읽는 오독(誤讀)에 자신들의 그릇된 판단을 민심 위에 두는 오만(傲慢)이 수시로 더해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며 "문재인 정부 심판을 외치겠지만 국민들은 당이 심판자로서의 자격을 갖췄는지를 먼저 물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인적 구성, 추구하는 가치, 내재적 문화와 규범에서의 자격을 설명하면서 "지금 지도부가 이를 위한 일들을 해낼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책임도 크다며 "비대위원장 시절 탈국가주의 기치를 세우고 현역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하는 등 당 지지율이 30%선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지금 이 순간 당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며 그 어느 것도 내면화되거나 체화(體化)되지 못했음을 느낀다"고 했다.

자신의 대구 출마에 대한 비판과 수도권 출마 요청에 대해선 "대구 출마는 그 나름 의미가 있다"며 "보수정치의 중심인 대구가 그 정치적 위상을 회복해야 보수정치가 바로 서고 당도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 출신으로 그 중 가장 어려운 지역에서 그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의미 없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동안 당을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또 그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제 판단만으로 출마여부와 지역구를 결정할 생각은 없다"며 "문제가 제기된 만큼 숙고하고, 우리 정치와 당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찾겠다"고 했다.

그동안 거론돼오던 대구 대신, 수도권 등 험지 출마 가능성을 직접 시사한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당 지도부는 하루 빨리 지도역량을 강화하길 바란다"면서 "삼선의 선수(選數)가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원칙·기준을 하루빨리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또 "지도부와 그 주변 인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어야 그 그립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며 "때로 버리지 못하면 버림을 받는다"고 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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