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7

[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꿈, 이뤄줄 준비 되셨나요?

등록 2019.11.09 19:45

수정 2019.11.16 11:47

조금은 어수룩해보이는 한 남성이 오페라를 부르기 시작하자, 심드렁했던 심사위원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관객석에선 기립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죠.

휴대전화 판매원이었던 그가 성악가 꿈에 다가가는 첫 걸음이자, 노력하면, 꿈을 꾸면, 할 수 있다는 감동을 준 순간이었습니다.

영국의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이를 모방한 프로그램이 봇물처럼 쏟아졌고 우리 역시 걸출한 스타들을 배출해냈습니다. 

오디션이 아이돌 등용문으로 자리잡을 때 즈음, 프로듀스 원오원이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했습니다. 오로지 시청자들의 투표로만 스타를 뽑는다, '국민 프로듀스'라는 이 개념은 공정 경쟁을 갈망하는 시청자의 손을 휴대전화로 이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국민 프로듀서 대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의 꿈, 이뤄줄 준비 되셨나요?"

어떠한 외부 개입 없는 공정한 무대라더니, 보이지 않는 손, 일명 PD픽이 있었습니다. 최종 순위를 미리 정해뒀다고 합니다. 제작진과 일부 기획사가 만든 각본이었던 겁니다.

어른들의 검은 거래는 어린 연습생들의 열정과 땀을 짓밟았습니다. 이 프로그램 출신 걸그룹은 방송이 취소되고 영화 개봉도 연기됐습니다.

애초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하죠. 이번 조국 사태 때, 대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것도, 아빠찬스, 엄마찬스로 기울어진 입시 관문 때문이었습니다.

김근태 / 서울대 집회추친위원장
"우리 대한민국이 굉장히 공정성을 잃고 정의로운 사회가 아닌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구나.."

불공정은 불신을 낳고, 불신은 무력감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다 도전 자체가 무의미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몰려옵니다.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돈 오늘, 대한민국 사회는 과연 우리의 꿈을 공정하게 이뤄줄 준비가 됐는지, 먼저 묻고 싶습니다.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꿈, 이뤄줄 준비 되셨나요?'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