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전체

北 "금강산 개발, 남측이 상관할 바 아냐…11일 최후통첩"

등록 2019.11.15 14:24

수정 2019.11.15 15:57

北 '금강산 개발, 남측이 상관할 바 아냐…11일 최후통첩'

/ 연합뉴스

최근 금강산 시설 철거 입장 고수하는 북한이 15일 "금강산 개발 문제는 남측 당국이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며 "시설의 일방 철거 조치를 지난 11일 최후통첩했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시간표가 정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통지문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허송세월할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통신은 "금강산 관광지구 개발 사업과 관련해 남측이 시작부터 별스럽게 놀아대고 있다"면서 "남측 시설 철거 문제 관련 취지를 명백히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측 당국은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공개한 대남통지 과정은 지난달 25일 통일부·현대아산에 보낸 시설철거 계획·일정 합의 통지를 시작으로 10월 29일과 지난 6일 '확고한 의사 통지', 11일 '일방 철거 단행 조치 최후통첩'으로 이어졌다.

통신은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정부를 비난하면서 "'창의적 해법'이니 '실무회담제안'이니 가을뻐꾸기 같은 소리를 하는 남측 당국이 북의 정당한 요구에 불응해 국가적인 관광지구 개발계획 추진에 장애를 조성한다면 부득불 단호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통고했지만 소귀에 경읽기였다"고 주장했다.

또 "외래어도 아닌 우리 말로 명명백백하게 각인시켰음에도 남측 당국은 '깊이있는 논의'니 '공동점검단의 방문필요'니 하고 오리발을 내밀었다"며 "남루하고 볼품없는 시설물을 아는 남측이 현지에서 무엇을 다시 점검하고 확인한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라고 할 때에도 하지 못한 금강산관광을 모든 것이 물 건너간 이제와서 논의하겠다니 말이나 되는가"라며 "문을 열고 기다릴 때는 움쩍 않고 있다가 막상 문을 닫자 '금강산을 더욱 더 자랑스럽게 가꿔나가자는 입장'이란 귀 간지러운 소리를 내며 들어오게 해달라고 계속 성화를 먹이니 보기에도 민망스럽다"고 했다.

통신은 "미국이 무서워 10여년 동안 금강산 시설을 방치하던 남측 당국이 철거 불똥이 발등에 떨어져서야 화들짝 놀라 '금강산 구석 한모퉁이에라도 다시 발을 붙이게 해달라' '관광재개에도 끼워달라'고 청탁하니 가련하다고 해야 하겠나 아니면 철면피라 해야 하겠나"고 비난했다.

또 "멀쩡하게 열린 귀를 닫아매고 동문서답하는 상대에게 더 이상 말해야 입만 아플 것"이라며 "지난 11일 남측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 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남측 당국은 오늘까지도 묵묵부답하고 있다"고 했다.

통신은 "싸늘히 식어버린 '협력'이란 아궁이에 탄식과 후회의 눈물 젖은 장작을 아무리 밀어넣어도 재활의 불길은 더는 일지 않는다"며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면서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줬고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허용하는 동포애적 아량을 베풀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움츠리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게 됐으니 이를 두고 제 손으로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됐다"고 했다.

또 "사대의식에 찌든 남측 위정자들은 풍전등화의 이 시각에조차 정신을 못 차리고 '북미협상에서 다뤄야 한다' '비핵화 협상이 진전돼야만 실효적 관광협의 이뤄질 수 있다'고 얼빠진 소리를 하면서 미국까지 찾아가 속사정을 털어보려 하지만 '상전'(미국)의 표정은 냉담하다"며 "동족이 내민 선의의 손길을 뿌리치면 외세의 거친 발길에도 채기 마련이고 그런 가련한 존재는 어디 가나 문전박대 당하는 신세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통신은 "애당초 금강산 관광문화지구 개발 문제는 남측 당국이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며 이미 그럴 자격을 상실했다"면서 "오물같은 남측 시설들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우리가 그래도 지난 시기의 관계를 생각해 비록 볼품없는 재산들이나마 스스로 철거해가라고 마지막 아량을 베풀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인 14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회동해 금강산 관광 문제를 협의했다.

김 장관은 "상황이 엄중하고 남북 간 입장차도 여전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갖는 역사적 의의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선 남북 당국뿐 아니고 현대도 잘 알고 있다"며 기업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창의적 해법' 모색을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정부와 잘 협의해 지혜롭게 대처해나가도록 하겠다"며 "좋은 해결방안을 찾아 북측과도 좋은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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