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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다 잘 할 수 없어요"

등록 2019.11.16 19:46

수정 2019.11.16 19:52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선배는 김진모 그는 니 사촌~"

영화 기생충에서 가짜 학력을 외우는 장면에서 나온 이 노래가 미국에서 인기입니다. 일명 '제시카 징글'이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이 가사를 적은 머그컵, 티셔츠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 덕이 크겠지만, 여기에 입혀진 가사를 곱씹으면 결코 웃을 수 만은 없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아마 같은 심정일 겁니다. 미국 국무부 고위직에 오른 30대 한인 여성이, 학력, 경력 위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졸업했다던 하버드대는 7주 단기 과정을 수료했을 뿐이었고 타임즈 표지 모델도, 거짓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선 신정아 씨의 학력위조 사건이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충격을 줬습니다. 한국인 여고생이 하버드와 스탠포드에 동시 입학했다며 공개한 합격증이 알고보니 위조였던 일도 있었죠.

가장 최근엔 조국 전 장관의 자녀 스펙 위조 의혹이 대학가를 뒤흔들었습니다. 위조, 가짜, 거짓, 개인 잘못과 일탈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학벌, 간판 만능 주의가 낳은 부작용의 단면이란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학력이나 학벌이 한 사람의 능력과 자격을 평가할 밑바탕은 될 수 있어도, 동일시 될 순 없습니다. 하버드 교육대 교수인 토드 로즈는 '평균의 종말' 책에서 타고난 재능이 다른 아이들에게 평균을 강요하는 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요즘 어른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캐릭터, 펭수도 이렇게 간결한 현답을 줬습니다.

펭수
"다 잘할 수 없어요. 펭수도 달리기는 조금 느립니다. 하나 잘 못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잘하는 게 분명 있을 겁니다. 그걸 더 잘하면 돼요"

이 한마디에 많은 분들이 위로를 받았다고들 하더군요, 올해 수능이 끝났습니다. 몇 년간의 노력은 이제 점수로 환산되겠죠. 그러나 이들의 무궁무진한 재능이 이 숫자에 갇히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다 잘 할 수 없어요'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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