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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가을 뻐꾸기 같은 소리'

등록 2019.11.17 19:46

수정 2019.11.17 19:51

내년 1월에 결혼한다는 가수 김건모의 5집 앨범에 실린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입니다. 젊은 남성이 매일같이 다른 여성을 유혹하는 모습을 뻐꾸기 소리에 비유한 가사가 파격적이었는데, 흥겨운 비트와 어우러져 당시 큰 인기를 모았었죠.

구슬픈 소리를 내는 뻐꾸기는 이 노랫말에서처럼 부정적으로 자주 묘사됩니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키우는 얌체 짓으로 미움을 받기도 합니다. 짝짓기를 마친 뻐꾸기는 9월 이후엔 잘 울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믿을 수 없는 헛소리를 비꼬아 말할 때 '가을 뻐꾸기 같은 소리'라고 한답니다.

지난달 금강산관광시설 철거를 요청한 북한은 '창의적 해법을 찾겠다는 우리 정부를 향해 '가을 뻐꾸기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철거 통지문까지 보냈는데, 뒤늦게 해법을 찾겠다니 속이 끓었던 모양입니다. 

정부의 북한 짝사랑은 사실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며칠 전 서호 통일부 차관은 술자리 건배사에서, 자신이 "금강산관광" 이렇게 선창하면 참석자들은 "재개"라고 후창을 시켰다는군요. 김연철 장관은 사업 재개를 설득하러 오늘 워싱턴으로 떠났습니다. 이쯤되면 짝사랑도 막무가내 수준입니다.

또 있습니다. 청와대가 북한 선원 2명을 강제북송한 일은 국제적인 인권유린 사건으로 커졌습니다. 유엔은 "국제인권법 위반"이라며 북송 과정을 조사한다고 합니다. 북한으로 돌아간 그들, 아직 살아는 있을까요.

천정배 / 무소속 의원
"눈까지 가려진 상태로 그냥 강제로 송환됐다는데, 거기 가서 죽든 살든 우리하고 아무 관계도 없는 겁니까?"

마침 모레 국민과의 대화가 있죠. 문재인 대통령은 페스카마호 살인사건의 조선족 범인들을 변호했던 일과 이번 사건이 어떻게 달랐다는 건지 설명해야 할 겁니다.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야 한다"던 그때와 달리 왜 북한 어민의 인권은 고려하지 않았는지도 말입니다.

짝사랑에 눈치보기 논란까지 요즘 국민들 자존심은 말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헛소리나 하는 뻐꾸기가 아닌데 말이죠.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가을 뻐꾸기 같은 소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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