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아이디어로 승부 보는 韓 방산업체 "대한민국 장비, 우리 軍부터 써줘야"

등록 2019.11.20 18:41

수정 2019.11.20 19:25

아이디어로 승부 보는 韓 방산업체 '대한민국 장비, 우리 軍부터 써줘야'

/국방부 공동취재단

태국 방콕에서 나흘 간 열리고 있는 D&S 2019 전시회에는 총 21개의 한국 방산 업체들이 참가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20일 "해외 구매처들이 해당 장비의 한국군 사용 유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장비를 우리 군이 먼저 사용해주면 수출길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 영상 개선기를 가지고 나온 ‘빅텍’은 지난 2018년, 열상감시카메라가 야간에 목표물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화까지 성공했다.

안개가 많이 끼어 영상이 뿌옇게 나오는 문제도 개선이 가능하고, 흔들리는 화면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 군과의 계약은 맺지 못한 상태다.

박상현 과장은 “특히 열상 화면의 개선은 사실상 전 세계에서 우리만 가지고 있는 기술”이라며 “우리 군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해외 구매처에 큰 참고가 된다”고 말했다.

‘수성정밀기계’는 2002년 기술 특허를 얻어 2012년부터 우리 군에 K2 전차용 포구자동청소기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8명에서 10명의 장병들이 세 시간 정도 해야 끝낼 수 있는 작업이었지만, 청소기를 도입한 이후부터는 단 한 명이 15분 만에 일을 마칠 수 있게 되었다. 2018년부터는 K9 자주포용 청소기도 납품을 시작했다.

안지환 이사는 “그럼에도 아직까지 야전의 많은 장비에는 도입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 군부터 사용하지 않으면 해외 시장에서 장비를 소개하는 데 신뢰성 확보가 안 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각 업체들의 물품을 서로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차륜형 장갑차 승무원 방호의자를 만드는 ‘낙원 티엔에이’의 조성덕 과장은 “예를 들어 우리 군이 우리나라 업체의 장갑차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그 안에 필요한 물품도 체계사업의 형식으로 우리 업체의 물품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시 장비용 극저온 냉각기를 선보인 ‘에프에스’의 최인환 과장도 “중소업체가 만든 단일 제품은 수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다른 무기와 연계해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력화되지 못한 장비는 국가가 직접 나서서 품질 보증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함정용 방수훈련 시뮬레이터를 만드는 ‘이노시뮬레이션’의 황재억 이사는 “수출할 때 ‘한국군에도 (해당 장비가) 들어가 있느냐’는 질문을 항상 받는다”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박정수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전무이사는 “방산시장에서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인 정치·외교적 상황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가 간의 거래에서는 국가적인 정책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정경두 국방장관이 전시회 첫날 일일이 격려해줘서 정말 고마웠다”면서도 “정부의 과감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 방콕= 국방부 공동취재단, 박재훈 기자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