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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에도 온기 가득'…경복궁 향원정 '온돌구조' 첫 확인

등록 2019.11.20 21:43

수정 2019.11.20 21:51

[앵커]
경복궁 후원의 연못엔 '향원정'이라는 아름다운 정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궁궐 정자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온돌 난방시설이 정자 아래 설치돼 있는 게 보수 과정에서 발견됐습니다.

왜 이런 시설을 설치한 건지, 최윤정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경복궁 후원의 연못 한 가운데에 세워진 정자 향원정. 문화재청은 2년 전 향원정이 기울어 해체 보수를 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온돌구조를 발견했습니다. 

온돌은 약 20제곱미터 넓이의 육각형 가장자리를 따라 둘러싸는 형태입니다. 아궁이에서 불을 피우면 연도로 열기와 연기가 빠져 나가는 구조입니다.

2층 정자인 향원정은 이런 방식으로 겨울에도 일정 온도를 유지 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궁중 정자의 온돌 시설은 희귀한 사례입니다.

배병선 / 국립강화문화재 연구소장
"너무 춥거나 그랬을 때 잠시 여기서 쉬어가는 목적으로 온돌을 설치했던 것 같아요."

향원정은 건축 기록인 영건일기가 없어서, 가장자리만 온돌을 놓은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향기가 멀리 퍼진다는 뜻의 향원정은 고종황제가 겨울에도 주변경관을 즐기고 외부사절을 접대했던 곳으로 추정됩니다.

문화재청은 향원정을 고종황제 시절의 원형대로 복원할 계획인데 구들장을 복원하고 일부 부재를 교체해 내년 7월쯤 일반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TV조선 최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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