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뉴스9

언덕에 세워진 요양 아파트…입주 노인들 "외출불가" 호소

등록 2019.11.29 21:34

수정 2019.11.29 21:42

[앵커]
수도권에 1000세대 넘는 실버타운 아파트가 최근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높은 언덕 위에 세워지는가 하면, 내부에도 언덕이 그대로 남아있어 입주 노인들은 "외출 불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상황인지 김주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90대 노인이 탄 휠체어를 60대 딸이 힘껏 밀어보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70대의 이웃 할머니가 거든 뒤에야 겨우 언덕을 올라갑니다. 최근 경기도 용인의 한 실버아파트에 입주한 송정례씨는 90대 어머니와 밖을 나설 때마다 곤혹스럽습니다.

송정례 / 60대 거주자
"제가 넘어질 것 같아서 온갖 힘을 줘서 여기다 꽉 잡고"

이 아파트는 60세 이상의 노인들만 입주가 가능한 노인복지 주택인데, 아파트 내부 도로가 대부분 언덕길입니다.

실제 아파트 진입로 초입과 정문은 수직으로 7m 가량 차이가 나는 급경사로입니다.

입주민들은 분양 당시 홍보했던 대형병원과 아파트 사이의 지하 연결통로도 실제론 없다고 토로합니다.

신미임 / 70대 거주자
"의사나 간호사 환자가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뚫어준다고했는데 그것도 없고"

일부 입주자들은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기본생활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다 "

시공사 측은 "아파트 진입로 경사도 규정이 10%이내 인데 9.95%로 규정을 벗어나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병원 지하 통로는 당초 논의됐지만 병원과 협의가 어려워 계약 당시에는 없는 조건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시공사와 용인시는 입주민들의 현실을 고려해 아파트 정문과 대로변을 잇는 육교설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TV조선 김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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