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오히려 의혹 키우는 청와대 해명…5가지 쟁점

등록 2019.12.05 21:12

수정 2019.12.06 08:46

[앵커] 
청와대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잇따라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해명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입니다. 정치부 서주민 기자와 석연치 않은 청와대 해명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서 기자, 가장 큰 쟁점이 정보 제공을 누가 먼저 요구했느냐, 이 부분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어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을 들어보시죠.

고민정 / 어제
"제보자로부터 스마트폰 SNS를 통하여 김기현 전 울산시장 및 그 측근 등에 대한 비리 의혹을 제보받았습니다. 제보 내용을 문서 파일로 옮겨 요약하고 일부 편집하여 제보 문건을 정리하였으며.."

사실 고 대변인의 이 해명만 해도 제보를 그대로 경찰에 이첩했다고 해왔던 청와대의 기존 설명과는 배치되는데.. 문제는 어제 이 설명도 실제 제보자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 부시장의 설명과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앵커]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기자]
송 부시장은 KBS 등과의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먼저 제보를 했다는 청와대 해명과 달리 청와대 행정관이 먼저 정보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민정비서관실이 감찰 대상도 아닌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 의도를 갖고 첩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게 됩니다. 이 주장에 청와대는 송 부시장의 주장일 뿐이라며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조사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청와대 요청이 먼저인지.. 제보자가 먼저 제보를 한 건지.. 이건 청와대 하명 수사 여부를 짐작할 수 있는 핵심 쟁점인데, 이 부분이 분명치 않은 거네요.

[기자]
네, 그래서 송 부시장이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추가로 어떤 얘기를 할지가 관심이었는데, 송 부시장은 추가 설명 없이 질문도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석연치 않은 점은 또 있습니다. 송 부시장은 오늘 청와대 행정관과 안부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제공했다고 했는데, 이 역시 SNS로 제보를 받았다는 청와대 설명과는 다릅니다.

[앵커] 
몰론, 통화로 설명한 뒤에 SNS로 내용을 정리해서 보냈을 수도 있겠죠. 송 부시장과 제보 문건을 만들었다는 청와대 행정관의 친분이 어느 정도냐도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도 묘하게 엇갈리는 거 같아요.

[기자]
네, 어제 청와대 관계자는 "캠핑장에 갔다가 우연히 만나서 알게 된 사이다" 라고 했습니다.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고 몇 차례 만나 연락을 주고받은 정도의 사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송 부시장은 해당 행정관과 관계를 설명하면서.. 2014년에 친구 소개로 처음 만나 가끔씩 친구들과 함께 만난 적도 있었고 통화도 간헐적으로 한 두번 하는 사이라고 했습니다. '우연히', '친하지 않다' 등의 표현을 썼던 청와대의 설명과는 온도차가 있습니다.

[앵커] 
청와대는 어제, 제보자가 누군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가 뒤늦게 언론 취재를 통해 송 부시장이라는 게 밝혀졌는데.. 이것도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청와대는 제보자가 공직자였고, 특정 정당 소속은 아니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선거와는 무관한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려고 했던 거 같습니다. 알고봤더니 송 부시장은 제보를 했던 즈음 송철호 울산시장 출마를 돕는 모임에 합류한 상태였고, 이후엔 송 시장 선거캠프에서 정책팀장까지 맡았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오늘 이에 대해서 추가 해명을 내놨습니다.  "제보자가 누구인지 본인의 동의 없이 밝혀서는 안된다. 만일 제보자가 누구인지 밝혔다면 불법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일부러 감춘 건 아니라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어제 기자들이 청와대 관계자에게 제보자가 울산시장 선거와 이해관계가 없다고 판단하는 거냐, 라는 질문이 나왔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관계자는 명확히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이 문제 삼은 건 제보자 신원 공개 여부가 아니라 송 시장 측근인 걸 알면서도 감춘 것 아니냐는 건데.. 청와대의 오늘 해명은 그 점에서 본질을 벗어난 해명이었습니다.

[앵커] 
송 부시장은 당시 제공했던 정보가 언론이나 시중에 많이 떠돌던 김기현 시장 측근의 비리 내용이었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청와대 행정관이 작성했다는 문건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송 부시장 말대로 언론이나 시중에 떠돌던 수준의 내용이었는데, 이걸 굳이 정리해서 경찰에까지 이첩할 필요가 있었겠느냐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앵커]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까.. 누구 말이 맞는지 곧 드러나겠죠.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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