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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나는 재산이 늘지 않았다"

등록 2019.12.14 19:44

수정 2019.12.14 19:49

"얼토당토 않다"
"소수를 일반화 시켜서 보지 마라. 참고로 나는 재산이 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참모들의 아파트 가격이 평균 3억 2천만원, 40%가 올랐다고 시민단체 경실련이 발표하자, 한 청와대 관계자가 내놓은 반응입니다.

정책 실패를 인정하긴 커녕 나는 아니다, 소수일 뿐이다, 책임을 회피합니다. 본인 집값이 안 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박탈감, 배신감을 느낀 국민 심정은 헤아리지 못한다는 걸 저 한 마디가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공감 결핍 발언은 1년 전에도 있었죠.

장하성 / 전 정책실장(지난해 9월)
"모든 국민들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살아야 될 이유도 없고 거기에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고.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참고로 모두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던 이 분의 아파트 가격은 이 정부들어 10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연설의 달인이라 불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4년 7월,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 연설로 일약 스타 정치인이 됐습니다.

버락 오바마 / 미국 전 대통령(2004년 7월 민주당 전당대회)
"만약 시카고 남부에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제 아이는 아니지만 그것은 저의 문제입니다....(중략) 저는 제 형제를 지키는 자 입니다. 저는 제 자매를 지키는 자입니다"

'내 형제가 아닐지라도, 나는 내 형제처럼 여겨 돌보겠다'는 호소가 군중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공감의 힘입니다. 정치 지도자는 냉철한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이 밑바탕이 돼야 합니다.

'나는 재산이 늘지 않았으니 소수를 일반화 시키지 말라'는 고위 공직자의 말을 들으니, 이런 공감력을 스스로 갖추길 기대하는 건 요원해 보입니다.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나는 재산이 늘지 않았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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