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수갑 차고 눈 가린 방탈출 카페…"불나면 어떡해"

등록 2019.12.16 21:34

수정 2019.12.16 21:42

[앵커]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놀이공간, '방탈출 카페'입니다. 문이 잠긴 방에 들어가 문제를 푼 뒤, 빠져나오는 형식인데,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시, 과연 안전한지 저희 취재진이 점검해봤습니다. 화재 위험성은 높은 소품이 가득한데, 비상시 도움을 요청할 인터폰은 제 기능을 못하는가 하면 비상탈출구도 없었습니다. 상상 못했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소비자 탐사대 황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젊은층에 인기인 방탈출 카페. 밀실에 감금된 상황을 가정하고...

"여기서부터 안대 써 주시고요"

정해진 시간 내에 구석구석 숨겨진 문제를 풀어야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와 여기 있네"

하나 또는 여러 개 방을 탈출하면 게임이 끝나고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성공하셨습니다."

요즘 시험이 끝난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데...

서문 혜원 / 충남 서산시
"중간고사 끝나고 언니랑 같이 어두운 데서 찾아가면서 하는 게 재밌었어요."

이하승 / 서울 도봉동
"갇혀서 친구들과 협동해서 나가는 게 재밌다고 생각해요. "

그런데 화재 등 안전사고 위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구조는 미로처럼 복잡한 데다 여기 저기 전기 소품이 있고 복잡한 전선은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내부는 타기 쉬운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데,

"이 문도 목재 소재고 벽지고 소품까지 다 나무로 돼 있어서 불이 날 경우 쉽게 탈 수 있습니다."

화재를 대비한 스프링클러나 소화기는 안 보입니다.

(그쪽에 소화기 있어요?) "소화기 없고 위에 스프링클러도 없어요"

문은 밖에서 잠겨 있지만 비상 탈출구는 없습니다.

"안 열리는데요"

불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게임 시작 전 휴대전화를 직원에 맡겨 스스로 119엔 신고할 수가 없고..

방탈출 카페 직원
"혹시라도 사진 찍거나 (구조) 유출하시는 분들이 좀 생기셔서 아예 못 갖고 들어가게. "

이용자가 수갑을 차거나 눈을 가리고 입장하는 경우가 많아 긴급 대처도 어렵습니다.

인터폰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한번 (인터폰) 눌러 볼게요. 얼마나 걸리는지."

문이 열리기까지 4분10초가 걸렸습니다. 문이 열린다 해도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화재 시 대처 요령 등을 교육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불 나면 어떻게 해요?) "저희가 문 다 열어드리고 있어요."
(한번에 다 열리는 거예요?) "한번에 다 열리진 않고 저희가 다 열어드려요."

최근 비상탈출 장치나 소화기 비치 등 자체 조치를 한 업소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종 영업인 방탈출 카페는 소방 안전점검 대상인 다중이용업소로 아직 지정 안 된 상태.

이용재 / 경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의한 특별법으로 소방안전에 대해서 강력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지금 방탈출카페같은 경우는 거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관리 감독 주무관청도 명확하지 않아 전국 방탈출 카페 규모나 상황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현실.

소방청 관계자
"문제점이 소관부처가 없어요. 이건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는 거예요."

올 초 폴란드에서는 방탈출 카페에서 불이 나 10대 5명이 숨졌습니다.

"불 났을 때 제가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요?"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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