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노동뉴스9

'어르신 일자리' 고용 견인?…"월 27만원 벌어, 아파도 참아요"

등록 2019.12.20 21:19

수정 2019.12.22 21:13

[앵커]
정부는 어제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20% 많은 25조 5천억원으로 확정했습니다. 특히 어르신 대상 사업 예산을 크게 늘렸는데, 이런 일자리는 취업자 수에 잡혀 고용 통계에만 도움이 될 뿐 실제로는 너무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신은서 기자가 어르신 일자리의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부에서 소개 받아,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 일을 하는 김 모씨. 월 30시간 일하고 27만 원 받습니다. 더 일하고 싶지만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못 합니다. 

김 모씨(76) /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
"병원도 잘 가지지가 않고… 액수가 좀 높은 일을 하고 싶어요. 힘이 더 들고 시간을 더 먹더라도(들이더라도)…."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이른바 어르신 일자리 사업 사정은 비슷합니다. 

내년 예산이 1조 원을 넘겼고, 예산 증액율이 가장 큰 '직접 일자리' 대부분을 차지해 총합은 늘었지만, 개개인에겐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초연금까지 해도 월 소득이 50만 원 안팎이라 하루 하루 버티는게 고작입니다. 

양덕예(70) / 취약계층 돌봄 제공
"쓰던 것 외엔 못 사죠. 세탁기가 20년 됐나봐요. 100만 원은 돼야 뭣도 사고(하는데), 포기라는 게 생기더라구요."

이런데도, 자식, 손주에 부담될까 목 매는 사람이 많습니다. 

민은식(81) / 시니어 강사(인문학)
"생계 유지는 될 수가 없고, 용돈 정도 해서...(노인회 지회에서)1000명을 뽑고 있는데 (신청자 중) 2~300명은 안 되고 있어요."

2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고용률. 최대 규모를 찍은 내년 일자리 예산. 화려한 통계를 견인한 어르신 일자리 실상은 씁쓸함마저 남깁니다.

TV조선 신은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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