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현장추적] 전국 곳곳 버려진 차량들…처리 안돼 '골치'

등록 2019.12.25 21:40

[앵커]
전국 곳곳이 버려진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폐차 직전인 차 뿐 아니라 이렇게, 고급 외제차도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방치되어 있는데요, 주민 불만에... 지자체가 무단 방치 차량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섰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습니다.

견인도, 폐차도 불가한 차량을, 차순우 기자가 현장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정선군 주택가. 도로변과 공터가 차량으로 가득합니다. 고급 외제 차부터 택시, 트럭까지 종류도 각양각색인데... 언제부터 세워둔 건지 창틀은 낙엽에 덮였고, 곳곳이 녹슬었습니다.

정선 주민
"(집 앞에) 이 택시가 와 있은 지가 1년이 넘었는데도, (아 여기 택시차량 있는 것도 1년 된 거예요?) 넘었어요!"

이들 차량 대부분은 인근 강원랜드 도박장 이용자가 돈을 빌리며 담보로 맡긴 뒤 찾아가지 않은 것.

"공원 내 공영 주차장에서도 이렇게 번호판이 없이 방치된 차량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최근 방치 차량이 늘면서 주택가와 상가 주차장까지 점령할 정도입니다. 주민들은 주차난을 호소하고,

인근 아파트 주민
"지역 주민들이 세워야 할 공간에 안 그래도 주차 공간이 협소한데…"

차량은 차로에 방치돼 도로 안전까지 위협하는데... 차량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해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 같거든요. 제가 차량이 없어 가지고…"

문제는 이처럼 방치된 차량을 임의로 치우기도 쉽지 않다는 것.

차주가 전당포에 돈을 빌리고 차를 저당 잡힌 경우 채무 관계 등이 정리 안 되면 제3자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전당포 주인
"(차주가) 차를 판다고 해야지만 처리가 되는 거지, 전당포는 그 차를 계속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죠."

방치 차량 중 번호판 없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는 정부가 세금 체납자 차량에 대해 번호판을 영치한 것으로 견인조차 할 수 없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번호판)없는 거 보면 경찰서나 세무과에서 영치해 간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 경우는 움직일 수가 없는 거 잖아요."

청주 시내 곳곳에서도 버려진 차량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이런 방치 차량을 견인 처리할 수 있도록 조례까지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버려진 차는 많고 보관소 등이 미비해 여의치 않은 상황.

"이 곳 견인차량 보관소는 당초, 차량 130여 대를 보관 할 수 있게 조성됐지만, 지어진 지 1년 만에 400대가 넘는 차량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장기영 / 청주시 시설관리공단 교통사업부
"시내에 방치 차량이 워낙 많이 있어서 민원 때문에 수용하다 보니까…."

국공유지에 오래 방치된 차량은 지자체가 폐차나 공매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도 차주에게 먼저 통보해야 하고, 이후 처분 방법을 결정해 채권 정리 등을 마치는 기간까지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립니다.

공단 직원
"처리가 지연되고 시기가 길다 보니까 많이 밀려 있는 상태입니다."

결국, 대다수 방치 차량은 말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청주 지자체 관계자
"요즘 신문고가 한 달에 천 건 정도 오니까, 신고가 많이 들어와요."

무책임하게 버려지는 차는 늘고 처리는 쉽지 않은 현실 속에 시민 불편만 커지고 있습니다.

주민
"치워야지! 한 달 보름 됐을 거야. 내가 신고했으니까…"

현장추적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