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7

[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민의의 전당, 국회

등록 2019.12.28 19:45

수정 2019.12.28 19:53

1975년 9월, 허허벌판이었던 여의도에 국회 의사당이 우뚝 섰습니다. 지금의 서울시의회 건물을 쓰던 태평로 시대를 접고, 여의도 시대가 이때부터 열렸습니다. 

대한뉴스
"새 의사당에서는 9월 22일에 열리는 정기국회부터 '민의의 전당'으로서 구실을 다하게 됩니다."

의사당 건물엔 여러 의미가 배어있습니다. 의사당을 떠받치는 기둥은 스물 네개인데, 24절기 내내 국민을 생각하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본회의장 천장에 달린 조명은 삼백 예순 다섯개입니다. 365일, 1년 내내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라죠.

한국 정치의 상징이 된 이 돔은, 당초 설계안엔 없었습니다. 설계진들의 반대에도 정치권이 권위가 필요하다며 넣었답니다. 돔으로 권위는 세웠을지는 모르겠지만 권위에 걸맞는 품격은 세우지 못했습니다.

국회는 어제 또, 강행처리와 몸싸움으로 범벅이 됐습니다. 선진화법까지 만들었지만, 욕설과 고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밀쳐내고, 등 위로 올라타고, 인간 방어벽을 뚫는 이 모습은 어제의 결정적 장면이었습니다.

문희상 / 국회의장
"문희상이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요새 죽습니다. 이미 죽었어요. 허깨비만 남고 알맹이는 다 없어졌어."

패스트트랙 추진을 놓고 쇠 지렛대, 장도리가 등장한 지 불과 8개월 밖에 안 지났습니다. '국민은 산식을 알 필요 없다'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말했죠. 새 선거법의 계산법이 워낙 복잡해 내용을 정확히 아는 국민이 많지 않겠지만 여야의 저 다툼이 '밥그릇 싸움'인 것만은 확실히 알 겁니다.

일자리, 육아, 부동산, 국민이 가장 필요로 하는 민생 문제를 두고 이렇게 치열해본 적이 있는지요? 언제까지 대한민국 국회는 우리 국민에게 부끄러움만 안겨줄 건지.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민의의 전당, 국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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