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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보고 '얼굴 없는 천사 성금' 훔칠 계획 세워"

등록 2019.12.31 21:22

수정 2019.12.31 21:28

[앵커]
전주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 절도 사건은, 동네 선후배 사이인 30대 남성의 범행으로 이들은 "사업자금 필요해서 훔쳤다"고 경찰에 털어놨는데, 경찰은 도주 우려를 들어 구속영장 신청했습니다. 일당 검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시민은 표창을 받습니다.

박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빨간 가방을 차에서 내립니다. 30초 뒤, 가방을 들고 뛰어오더니 차에 올라 그대로 달아납니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35살 A씨 등 2명이 어제 '얼굴 없는 천사'가 맡긴 성금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입니다.

A씨 등은 인터넷을 통해 기부금 전달 시기 등을 추정하고 이틀간의 사전답사까지 마쳤습니다.

이들은 사업 자금이 필요해서 돈을 훔쳤다고 경찰에 털어놨습니다.

치밀한 준비를 했지만 눈썰미 좋은 마을 주민의 제보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제보 주민
"차 번호판이 이상하게 가려져 있더라고, 하얀색으로. 좀 수상해서 번호판 하나 적어놓은 것 뿐이야."

경찰은 차량 번호가 담긴 메모를 제보해 범행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주민에게 표창을 줄 계획입니다.

도둑 맞은 상자에 들어있던 500만원 단위로 묶은 5만원권 12다발과 돼지저금통 등도 주민센터로 다시 전달될 예정입니다.

깜짝 놀랐던 전주 시민들은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이 이어질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습니다.

마을 주민
"그런 일은 있으리라고 생각도 못했죠. 진짜 천만다행이네요."

수상함을 감지한 마을 주민의 눈썰미와 신속한 대응이, 20년을 이어온 선행을 지켜냈습니다.

TV조선 박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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