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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한선교 연쇄 불출마 선언…TK 지역은 아직도 '잠잠'

등록 2020.01.02 11:29

여상규·한선교 연쇄 불출마 선언…TK 지역은 아직도 '잠잠'

왼쪽부터 여상규 의원, 한선교 의원 / 연합 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3선)과 당 사무총장을 지낸 한선교 의원(4선)이 연달아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상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익을 무시한 채 오직 당파적 이익만을 쫓기 위해 온갖 불법과 탈법을 마다 않는 작금의 정치현실, 나아가 오직 내 편만 국민이라 간주하는 극심한 편가르기에 환멸을 느꼈다"며 "특히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과 공수처법처럼 정권과 특정 정파만을 위한 악법들이 날치기 강행처리되는 모습을 보면서 법사위원장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또 "법치와 협치, 그리고 국익을 포기한 국회에 더 이상 설 자리는 없다"며 "이러한 망국적 정치현실을 바꾸거나 막아낼 힘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여 의원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 뿐"이라며 "21대 국회는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회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한선교 의원도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의원은 "2004년부터 16년 동안 국회에서 생활했다"며 "시간적으로 볼 때나 능력으로 볼 때나 당의 사정으로 볼 때나 나라의 지금 형편을 볼 때 불출마를 선언하는 게 맞다"며 "그것이 저를 받아주고 키워주고 보호해주고 격려해줬던 당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또 "국민들은 한국당이 왜 변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 작은 결심이 국민의 요구에 조금이나마 답을 하는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며 "작은 결심이지만 자유 대한민국의 우파를 지지하는 국민에게 크게 좀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한 의원은 "지난 2월 당 대표가 된 황교안 대표가 첫번째로 시행한 인사 대상자였다"며 "첫번째 사무총장으로서 황교안 체제에 힘을 더해주기 위해서도 오늘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한 의원은 "한국당에 대한 당 밖의 여러가지 고언과 야단을 모두 받을 수 있지만, 불출마가 이어지는데 이 기회에 당으로 복귀할 의도가 있다면 잘못된 것"이라며 "본인들이 이미 벌거숭이가 됐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고(故) 김종필 전 총리의 "정치는 허업"이란 말을 인용한 한 의원은 "예산안이나 패스트트랙 통과를 볼 때 민주당과 군소정당 대표들은 허업이 아닌 자신들의 열매를 따먹기 위한 실업을 했다"며 "그분들은 정치는 허업이란 걸 늘 가슴에 새기고 21대 국회를 준비하시라"고 했다.

가족에 대한 발언을 하다 울먹인 한 의원은 "탄핵 당하고 감옥에 계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 저를 용서해달라"고 울면서 말한 뒤 회견을 마무리했다.

한국당에서 현재까지 나온 불출마 선언은 김무성·김세연·김영우·김도읍·김성찬·여상규·유민봉·윤상직 의원에 이어 한 의원이 9번째이고,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 의원 중에선 아직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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