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7

[뉴스야?! 단독] 박영선 장관이 울지 않은 이유는?

등록 2020.01.05 19:54

수정 2020.02.14 16:30

[앵커]
궁금한 뒷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뉴스의 재구성, '뉴스야?!' 시간입니다. 일요일은 정치부 서주민 기자와 함께 합니다. 첫 번째 물음표부터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물음표는 "박영선이 울지 않은 이유?"입니다.

[앵커]
박영선 장관 이야기인데, 단독으로 취재한 이야기죠? 저도 그제 여성 장관들 불출마하면서 다들 우는데 박 장관만 울지 않아서 배경이 좀 궁금했어요. 원래 공개적인 자리에서 종종 눈물을 보였던 분이라 더 그랬는데, 무슨 사연이 있었군요?

[기자]
네, 바로 그 눈물의 불출마 기자회견 장면을 먼저 보시는데, 당시 세 장관의 표정과 목소리가 어떻게 달랐는지를 유심히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박영선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난 1월 3일)
"구로 주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유은혜 / 교육부 장관 (지난 1월 3일)
"제 터전이었던 일산을 생각하면 제게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김현미 /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1월 3일)
"일산 서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앵커]
확실히 박영선 장관만 담담한 목소리였네요.

[기자]
네, 상대적으로 그랬죠. 각각 일산에 지역구를 둔 김현미 장관과 유은혜 장관은 최근까지도 지역구 출마 의지가 강했다고 합니다. 불출마 회견 때 보인 눈물에서 그 아쉬움의
깊이를 엿볼 수 있었던 거죠.

김현아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7월 10일)
"장관님, 내년 총선에 나가십니까?

김현미 /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해 7월 10일)
"나갈 계획입니다."

김현아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7월 10일)
"현재 그 지역구 그대로 나가십니까?"

김현미 /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해 7월 10일)
"김현아 의원님도 자주 다니시는 거 알고 있습니다."

이학재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0월 21일)
"유은혜 장관님, 내년도에 국회의원 출마하십니까?"

유은혜 / 교육부 장관 (지난해 10월 21일)
"출마를 안 한다고 말씀드린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반면에 박 장관은 불출마 결심도 일찌감치 했었습니다.

[앵커]
어제도 저희가 이 시간에 소개했었는데, 박 장관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 '문재인의 남자'로 불리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전략공천 될 수 있단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그와 관련해서 지난 성탄절 때 구로동 한 교회에 박 장관이 윤 실장을 데리고 나와 소개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두 사람은 예배 전에 목사님과 따로 면담도 나눴고, 신도들에게 인사도 했습니다. 당시 예배에 참석했던 신도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해당 교회 A권사]
"박영선(장관)이 이렇게 왔다. 담임 목사님이 그렇게 소개를 해요. 그리고 청와대 누구라고 했는데… '두 분이 왔다' 이러면서 인사를 시켜요. 앞에다."

[앵커]
그러니까 박 장관이 윤 실장에게 지역구를 물려주려고 연말부터 움직인 거군요. 윤 실장이 이번주에 청와대를 떠난다고는 하는데, 24시간 국정상황을 점검하는 청와대 상황 실장이 휴일이었다고는 하지만 지역구 활동을 했다는 게 바람직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기자]
네, 신정 때도 두 사람은 박 장관이 다니는 성당에 함께 가는 등 이미 몇 차례 지역구를 함께 다녔다고 합니다. 청와대는 내일쯤 윤 실장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윤 실장이 여전히 양산 출마를 강하게 권유받고 있다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최종 진로는 지켜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보면 박 장관이 지역구를 윤 실장에게 넘겨주는데 상당히 적극적인데, 무슨 배경이 있는 거죠?

[기자]
박 장관의 한 측근에 따르면 4선인 박 장관은 차기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치권에선 친문 핵심인 윤 실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3선으로 다음에는 물러나는 박원순 시장의 후임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앵커]
박 장관이 원래 비문계였고, 지난 대선 때도 안철수 전 대표 쪽에 합류하느냐 마느냐로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 지역구를 매개로 친문과의 관계를 두텁게 만들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박 장관은 2018년 6.13 선거 때 서울시장 당내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당시 친문층의 지지가 약했던 게 패배 원인으로 꼽혔었습니다.

[앵커]
이번에 밀어줄 테니 다음엔 날 밀어줘라, 이런 거군요. 첫 번째 물음표,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첫 번째 물음표 "박영선이 울지 않은 이유?"의 느낌표는 "서울시장 경선 때 웃자!"로 하겠습니다.

 

[앵커]
저 때 웃을 수 있는지, 아닌지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테니까요. 그때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다음 물음표 볼까요?

[기자]
네, 두 번째 물음표는 "대한민국이 좀비월드?"입니다.

[앵커]
좀비라는 게 사실 머리는 죽었고, 몸은 살아있는 그런 존재를 말하는 건데 진중권 전 교수가 저런 이야기를 한 건가요?

[기자]
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오늘 한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 제목이 '웰빙 인 좀비월드'입니다. 해석을 하자면 좀비세상에서 잘 사는 법, 정도가 되겠네요.

[앵커]
그런데 왜 이런 표현을 쓴 건가요?

[기자]
네, 지금 영상으로도 나오고 있는데, 뇌기능이 마비된 채 흐느적거리면서 다니는 영화 속 존재가 바로 좀비죠. 진 교수는 조국 전 장관을 무조건 옹호하는 일부 친문 지지자들을 좀비라고 몰아붙인 겁니다.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감염자'로 이 두 사람을 공격했습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지난해 12월 31일) (출처: 유시민의 알릴레오)
"오픈북 시험이에요. 오픈북 시험이니까 어떤 자료든 다 참고할 수 있는 시험이에요."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지난 1월 2일)
"대한민국 우리 어머니들, 부모님들의 절반 이상을 잘못하면 범죄 혐의로 몰 수 있습니다. 대개 아이들 숙제 봐주고 저도 대학생인 아이가 있는데…"

이런 유력 인사들의 말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좀비 바이러스'가 전파된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자식의 시험을 부모가 대신 치르는 건 부정행위이라는 건 규정을 보여줄 필요도 없는 아주 당연한 사실인데, 유시민 이사장이 이걸 왜곡해서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만들어버리고, 그게 전파돼서 좀비월드가 되고 있다 이런 거군요.

[기자]
네, 조 전 장관 아들이 다녔던 조지워싱턴대 관계자도 가족의 도움을 받거나 상의를 했을 경우 위반행위로 처리해왔다고 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 칼럼엔 진 전 교수가 오히려 '극우바이러스에 걸린 좀비' 아니냐는 반박성 댓글도 적지 않게 달렸습니다.

[앵커]
진 전 교수가 자신을 공격한 이종걸 의원에 대해서도 비판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조 전 장관, 유시민 작가를 넘어서 공격의 대상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양새인데요. 5년 전 당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투표를 하겠다고 제안하자 '비문'이었던 이종걸 당시 원내대표가 했던 말을 꼬집었습니다. 당시 이종걸 의원은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재신임 투표"였다고 비판했습니다. 당시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하루 만에 사과했습니다.

이종걸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2015년 9월)
"저의 진의와 다른 표현으로 인해서 잘못 전달된 점에 관해서 깊이 유감으로 생각하고 국민들게 죄송하다고 생각합니다."

진 전 교수는 일제 때 친일파들이 떵떵거리고 사는 것처럼 과거 문재인 체제를 흔들었던 사람들이 지금 떵떵거리고 있다고 비꼬았습니다.

[앵커]
요즘 진보진영 내부에서 벌어지는 논란을 보면 누가 진짜 진보인지 누가 가짜 진보인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기자]
네, 맞습니다. 진보 정치학계 원로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도 지난달, "한국 민주주의 위기의 본질은 진보의 도덕적, 정신적 파탄"이라며 진보진영의 각성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 물음표 "대한민국이 좀비월드?"의 느낌표는 "멸종하지 맙시다!"로 했습니다. 역시 진 전 교수의 칼럼에서 따왔는데요. 진 전 교수는 좀비들 틈에서 숨죽여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버텨내자면서 '멸종하지 말자'라는 신년 인사를 던졌습니다.

[앵커]
진영 논리에 빠져서 사실관계를 보는 눈을 잃지 말자, 이런 뜻으로 읽히네요. 수고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