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서비스 주면 좋은 후기 써줄게요"…못 믿을 배달앱

등록 2020.01.06 21:37

수정 2020.01.07 13:41

[앵커]
요즘은 음식점을 찾아갈 때 인터넷 후기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지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기사를 먼저 보고 나니 배신감 같은게 들더군요. 제가 왜 이런 기분을 느꼈는지 여러분도 보고 나면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소비자 탐사대 김하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배달 음식을 주문하기 전 먼저 들어다 보게 되는 이용자 구매 후기.

이 모 씨
"리뷰를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굉장히 신뢰하는 편이라서 사진도 나와있으니까."

모두 믿을만한 것은 아닙니다. 막상 주문해 보면 후기와 다른 곳도 많습니다.

박채린 / 경기도 고양시 일산
"평점을 보고 치킨집에서 시켰는데 먹었는데 튀김옷이 바삭하지도 않고 맛도 없고.."

구매 후기 상당수가 조작된 겁니다. 인터넷엔 음식 구매 후기 전문 관리 업체가 넘쳐납니다.

비용은 후기 한 건당 5000원에서 1만2000원. 사흘에서 일주일이면 음식사진까지 첨부된 구매 후기 수십 건을 올려줍니다.

후기 대행업체
"저희가 20건 기본이고 건당 6천원. 한번 하신 분들은 꾸준히 하시긴 하세요.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많이 보시니까."

업주는 좋은 댓글을 달아달라며 고객에게 음식이나 서비스를 후하게 주기도 하고...

김건우 /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
"무난하게 먹었던 것 같은데 (서비스)준다고 하니까 약간 좋게 써주자"

손님은 대놓고 음식을 서비스로 더 달라고 요구한 뒤 들어주지 않으면 악성 후기를 남기겠다고 협박하기도 합니다.

음식점 직원
"리뷰 써드릴테니까 음료수 서비스 달라고도 하고 (악성 후기) 지워줄테니까 서비스 달라는 사람도 있었고.. 거의 다 맞춰드리고 있어요 리뷰가 제일 중요하니까."

배달앱 의존도가 커지면서 업체들의 후기 관리도 치열해지다 보니 꼼수들이 등장하는 건데... 악성 후기를 없애주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악성 후기 삭제 업체
"네 삭제 가능하세요. 악성 리뷰 있잖아요. 그 부분을 저희 쪽에 캡쳐해서 보내주시면.."

공정위는 2016년 불만 후기를 감추거나 후기를 조작한 배달앱 6개 사업자에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후기 작성 대행 업체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후기 대행업체
"글쎄요 저희는 그런건 아직까진 없었고요. 예전부터 (적발한다는) 내용은 있긴 했었어요."

배달앱 이용자는 2013년 87만명에서 지난해 2500만명으로 6년 만에 30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윤명 /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후기가 사업자의 하나의 마케팅 수법으로 악이용 되고 있어서 후기라고 해서 무조건 믿지는 못하는 시대가 된거죠."

믿을 수 없는 후기가 늘면 늘수록 소비자와 업체,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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