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뉴스7

[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검사는 검사다

등록 2020.01.12 19:45

수정 2020.01.12 19:55

[리포트]
검사
"이겁니다"

정치인
"이야~ 검사 나리들 무섭고만, 이거 터뜨리면 저쪽에 타격 심각하겠는데?"

검사
"우리 형님, 잘 좀 밀어주십쇼. 모든 걸 걸었습니다."

정치인
"2년 안에 큰 자리 내 약속하지."

사실 검사라고 하면 고개부터 젓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적지 않습니다. 나쁜 사람 벌주는 일인데도 미움을 사는 건 권력과 야합했던 부끄러운 뒷모습 때문이겠죠. 그래서 검찰을 개혁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에 희망을 건 국민도 적지 않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의 두 아들을 구속시킨 이명재 검찰총장은 권력의 곁불을 쬐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명재 / 당시 검찰총장(2002년1월)
"진정한 무사는 추운 겨울날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을 쬐지 않는다"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검사라는 요시나가 유스케 검사총장은 "검찰은 오물이 고여 있는 도랑을 청소할 뿐이지 그곳에 맑은 물을 흐르게 할 수는 없다" 고 했습니다. 검사는 정치를 고려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말일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조국 법무장관을 임명하면서 이런 말을 했죠. 검찰은 검찰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 일을 하면 된다.

하지만 지난주 검찰인사를 보면 이 말의 진정성을 의심케 합니다. 곧 중간간부 인사까지 나면 청와대를 수사해온 팀들은 사실상 해체될 거란 말도 나옵니다. 벼랑끝에 선 윤석열 총장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검사는 검사다, 난 검사를 믿는다" 좌천된 검사들의 자리를 누가 채우더라도 수사는 계속될 거라는 기대섞인 말일 겁니다.

하지만 개혁을 명분으로 밀어붙이는 청와대의 검사 줄세우기 기세는 역대급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여권 전체가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죠. 이런 상황에서 검사들은 '진정한 대한민국 검사'로 거듭날수 있을지, 윤 총장의 믿음이 배신으로 돌아오진 않을지, 국민들도 눈을 크게 뜨고 지금 검찰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검사는 검사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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