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7

[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장애는 극복하는 게 아니다

등록 2020.01.18 19:45

수정 2020.01.18 19:50

이 노래로 90년대 대한민국 가요계를 휩쓴 클론의 강원래 씨.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뒤에도 DJ, 영화감독 등에 끊임없이 도전하던 그를 7년 전,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부끄럽지만 잠시 꺼내보겠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고통이 왔을까"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하셨을거 같은데, 어떻게 극복하셨어요?

강원래 (2013년 2월)
"장애인과 극복이란 단어를 자꾸 연관시키는데 한국인임을 극복해라, 동양인임을 극복해라, 이런 말 자체가 장애인들을 더 나쁘게 본다라는 생각.."

이 대답에 저는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그 뒤로 장애와 극복을 다시는 함께 입에 올리지 않습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호 영입 인사인 척수 장애인 최혜영 교수를 소개하면서 한 발언이 논란입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씀', 지난 15일)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해요.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나오니까..."

이 대표는 고의성은 없었다며 즉각 사과했지만 장애인 차별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반복되면 실수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한국당이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를 비판하며 내놓은 논평에서 장애인을 삐뚤어지고 그릇되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문구, 결국 삭제했습니다.

이런 차별적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다면 장애인을 가장 먼저 영입한 들, 그들을 위한 진짜 정책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한 장애인 단체의 성명대로, 표 장사라는 비판을 결코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강원래 씨가 인터뷰를 끝내면서 제게 되물었습니다. "내가 불쌍해보이냐"고요. 아마도 이런 시선과 매일 싸웠겠죠.

장애는 극복하는 것도, 불쌍한 것도 아니라 수용의 대상이라던 그의 말이 잊히질 않습니다.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장애는 극복하는게 아니다"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