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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설, 그리운 가족

등록 2020.01.25 19:47

수정 2020.01.25 19:52

무수한 파란 점들이 모이고 모여 약 200cm의 큰 화폭을 가득 채웠습니다. 고 김환기 화백의 대표작입니다. 평소 '무제'로 작품을 내놓던 것과 달리 이 그림엔 제목이 있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의 시 '저녁에'의 마지막 구절에서 따왔습니다.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사람의 인연과 만남,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날 그 날을 소망하는 이 시를 읽고 김 화백은 붓을 들었습니다.

밤 하늘의 수 많은 별을 찍듯, 고국에 있는 그리운 사람을 생각하며 점 하나, 그리운 풍경을 떠올리며 점 하나를 찍고 또 찍었습니다.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는 설 명절입니다. 요즘 명절마다 SNS에 공유되는 게 있습니다. '명절 잔소리 메뉴판'  취직 언제 하냐는 질문은 20만원, 결혼 언제 할거냐, 아이 언제 낳을거냐는 각각 30만원, 50만원입니다. 이런 말 할거면 돈을 내라는거니, 하지 말라는 얘기죠.

무심코 하는 말 때문에 명절이 두려운 명절포비아란 단어도 생겨났습니다. 한 설문 조사에선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은 혼자 설을 보내길 희망하고, 실제로 4명은 가족 모임에 불참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김환기 화백은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결국 뉴욕에 묻혔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내 곁을 떠나면, 그리워질 존재 우리 가족, 그리움이 사무치기 전에 상처주는 말보단 등 한번 토닥여주시고, 잔소리 같지만 실은 덕담하는 부모님이나 친척들 손 한번 꼬옥 잡아주면 어떨지요?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설, 그리운 가족'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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