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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상식이 무너진 사회, 그래도 희망을 찾자

등록 2020.01.26 19:46

조선 태종은 백성의 억울함을 직접 듣기 위해 대궐밖에 신문고를 걸어뒀습니다. 하지만 북이 쉴 새 없이 울리면서 약자를 보호하려던 취지와 달리 양반과 관리들의 민원 창구로 변질됐다 결국 폐지됐죠. 고통받는 백성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경청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문재인 청와대도 국민청원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어떤지 한번 볼까요. 조국 가족 인권침해를 인권위가 조사해 달라는 청원에 청와대는 외압논란이 나올 정도로 밀어붙였습니다. 반면 청와대 의혹을 수사하는 윤석열 수사팀을 해체하지 말라는 청원은 30만명 넘게 참여했는데도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국민청원이 지지층을 챙기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런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죠.

지난주 검찰인사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여야가 바뀌면 말도 바뀐다지만, 추미애 장관이 과거 자신의 발언을 본다면 어떤 변명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추미애 / 당시 민주당 의원 (2013년, 대정부질문)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기소를 주장했던 수사 책임자(윤석열 팀장)도 내쳤지 않습니까? 수사 제대로 하고 있는 검사들 다 내쫓고…. 대단하신 소신입니다."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청와대 관련 수사팀을 사실상 해체한 것까지 개혁으로 기록될지는 의문입니다.

조국 사태를 겪으며 정의의 상실에 분노했던 젊은이들은 여전히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효정 / 고려대 대학원생 (지난해 10월, 환노위 국감)
"조국 장관 자녀 사태를 지켜보면서 무기력에 더 빠졌습니다. 상식이 무너진 사회에서 노력해 무엇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상식이 무너진 사회에서 노력하면 뭐하냐는 이 여학생의 호소는 우리 기성세대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그래도 새해가 시작됐으니 희망을 찾아야겠죠. 마침 올해는 복을 불러온다는 흰쥐의 해, 경자년이고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총선도 있습니다.

설명절의 끝자락에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상식이 무너진 사회, 그래도 희망을 찾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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