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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

등록 2020.02.09 19:45

수정 2020.02.09 19:52

흔히 가당치 않은 말을 속되게 이를 때, '개풀 뜯는 소리'라고 합니다. 여기서 개풀은, '갯가에 난 풀'을 말한다고 합니다. 갯가에 가면 먹을 게 많은데 하찮은 개풀을 뜯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거죠. 그런데 사흘전 국회에서 이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2월 6일, 원내정책회의)
"공소장을 공개하는 것이 잘못된 관행이기 때문에 비공개한다는 한마디로 개풀 뜯는 소리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장관의 공소장 비공개를 비판한 말이었죠. 노무현 정부 때부터 15년 넘게 공소장 전문을 공개해 온 게 잘못된 관행이냐는 정의당과, 참여연대의 비판도 있었습니다.

핵심 검사들을 좌천시키고, 청와대 관련 수사단을 사실상 해체하더니, 대통령이 35번이나 적시된 공소장을 공개하지 못하게 하면서 추 장관은 지금 수사방해라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인권보호 차원이라는 해명에 일리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하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걸 청문회 때 분명히 하기도 했죠.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법무부장관으로서의 역할과 또 정치인의 역할은 당연히 달라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공정과 정의를 사수할 수 있는 그러한 법무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추장관은 그간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고, 이명박 정부 때는 환노위원장으로 민주당을 제외하고 노동법을 통과시키는 강단을 보이기도 했죠. 그 바람에 친문진영과는 사사건건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왜 지금은 달라졌다는 평을 듣는 걸까. 그는 2011년 서울시장 경선에서 3위에 그쳤습니다.

추미애 당시 서울시장 경선 후보 (2011년 10월 25일)
"진짜 서울 만드는 시장다운 시장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 추미애, 조직도 없고 계파도 없습니다."

조직도 계파도 없이 주류와 척을 지며 정치하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소신을 저버리고 정의의 편에 서지 않았다가 실패한 정치인을 우린 적지 않게 봐 왔습니다. 오늘 마무리는 신종 코로나의 존재를 알렸다가 핍박을 받고 세상을 떠난 의사 리원양 씨가 정의에 대해 한 말을 빌어보죠. "정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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