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어느 인면수심

등록 2020.02.13 21:52

수정 2020.02.13 22:03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가 딸이 태어났을 때의 경이와 감동을 표현한 노래가 바로 이 노래 '이즌 쉬 러블리' 입니다. 그는 출생 직후 병원 실수로 실명해 딸을 볼 수 없었지만 누구보다 큰 행복에 겨워했지요. 그때의 환희를 노래하는 그를 백 코러스 여성이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봅니다. 멋지게 자란 딸 아이샤입니다. 무대 가득 애틋한 부녀 사랑이 넘쳐납니다.

시인이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는 젊은 부부를 봅니다. "해물 건더기가 나오자 서로 건져주며 웃는다. 옆에서 앵앵거리는 아이의 입에도 한 젓가락 넣어주었다. 면을 훔쳐 올리는 솜씨가 닮았다…" 부부의 소박한 외식에 아기가 없었다면 그토록 단란하고 행복했을까요. 부부는 면발을 받아먹는 아기에게서 부부 사랑의 실체를 봅니다. 부모는 아기의 손가락을 처음 잡는 순간 말로 할 수 없는 감동에 사로잡힙니다. 그 악수는 아기를 고이 잘 키우겠노라는 일생의 약속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와 봉준호 열기에 묻혀 지나간 참담한 사건이 있습니다. 다섯 살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20대 부부가 돌도 안 지난 둘째와 셋째를 차례로 방치해 숨지게 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부부는 4년 전과 2년 전 집 안에 오랫동안 방치한 아기가 숨지자 암매장했다고 합니다. 그 뒤로 가정양육수당과 아동수당까지 챙겼습니다. 부부는 일용직과 양육-아동수당으로 근근이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어린이의 죽음은 길게는 4년이나 어둠에 묻혀 있다가 그나마 다른 우연한 경로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의 위기 아동 경보망에 뚫린 큰 구멍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어린이를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나라의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촘촘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절실합니다. 시인이 아이 손을 잡고 꽃피는 마을 길을 걷다 문득 찬탄합니다. "아이가 피고 있다. 이 세상에 눈부신 꽃이 있다…" 피지도 못하고 무참히 꺾인 두 아이를 생각합니다. 그 젊은 부부에게 자식이란 무엇이었을까요.

2월 13일 앵커의 시선은 '어느 인면수심'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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