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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첫 전수조사…피해자 절반 "극단적 선택 생각"

등록 2020.02.18 16:57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첫 전수조사…피해자 절반 '극단적 선택 생각'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전체 피해가정 대상 첫 조사결과 발표에서 황전원 지원소위원장(오른쪽 세번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신체적 질환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불안장애, 극단적 선택 시도 등 정신건강 질환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오늘(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조사 결과 정부가 인정한 피해 질환 종류보다 피해자들에게 나타난 증상이 훨씬 많아 피해 인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가습기 살균제 전체 피해 가정 대상 조사는 전체 4,953가구 중 참여에 동의한 1,152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정 전체를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살균제에 노출된 성인 피해자의 절반가량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아동청소년 피해자들도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44.4%), 긴장(42.5%)과 분노(36.2%) 등을 호소했다.

또, 피해자들은 폐 질환뿐만 아니라 피부질환, 안과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 여러 신체 부위에 다양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83.5%는 정부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판정 결과에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인정 질환이 협소하고, 판정 기준에 대한 타당성 의문 등이 이유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피해자 서영철 씨는 "2014년 처음 피해자 인증을 시도했다가 계속 거부됐고, 작년 12월에야 인증 받았다"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인정받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특조위가 산정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가구당 평균 3억 8천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전원 특조위 지원 소위원장은 "이번 연구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20대 국회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법 개정을 촉구했다. / 황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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