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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이름만 남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록 2020.03.16 21:53

수정 2020.03.16 22:02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미스터트롯' 결승에서 영탁이 부른 '찐이야'가 음원차트 상위에 오르며 여진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단 한번 듣고도 귀와 입에 찰싹 달라붙는 흡인력 덕분이지요. 요즘 유행하는 말 '찐'은 가짜와 거짓이 판치는 세상에서 더욱 돋보이는 진짜와 진실을 가리킵니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김추자의 1970년대 히트곡 '거짓말이야'는 불신풍조를 조장한다며 방송금지를 당했습니다. 그녀의 춤 손짓이 북한에 보내는 암호라는 터무니없는 말이 돌기도 했지요.

그렇다면 혹시 '망고하다'라는 순우리말 아십니까. 열대과일이 아니라 연을 날릴 때 얼레의 줄을 모두 풀어주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살림을 전부 떨다' '일이 끝장나다'라는 뜻으로 씁니다. 흔히 하는 말 '망고 땡'이 거기서 나왔습니다. 한자말 만사휴의, 속담 '말짱 도루묵'하고도 통하는 말이지요.

민주당이 결국 비례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허울좋은 이름만 남게 됐습니다. 선거개혁이니 정치개혁이니 하던 구호도 결국 헛일이 되고 만거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연합 대표 때 선거구 협상이 결렬되자 새누리당에게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선거법이 일방의 밀어붙이기나 직권상정으로 의결된 전례가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집권하자 제1 야당을 배제하고 선거법 개정을 밀어붙였습니다. 군소정당 당선자를 늘려 양당제의 폐해를 줄이자는 명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 명분은 그야말로 말장난이 돼 버렸습니다.

애당초 목표가 군소정당 배려를 통한 다당제 확립이 아니라 '공수처법 통과'라던 야당의 주장이 뒤늦게 설득력을 얻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정의당 역시 이제 누구를 탓할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을 만들었기 때문에 맞대응이 불가피했다고 변명합니다. 하지만 변명이나 합리화가 아니라 국민을 기만한데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달 뒤 국민들은 적어도 40cm가 넘는 기다란 투표용지를 받아 들고, 소중한 나의 선택이 어떤 계산법을 통해 누구에게 가는 지도 잘 모른 채 투표를 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황당한 일은 이번 선거법이 1회용 선거법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당장 한 달 뒤의 미래를 알 수 없는 선거법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이 아이러니에 대해서 말이지요.

3월 16일 앵커의 시선은 '이름만 남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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