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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n번방과 조주빈 세상에 알린 숨은 영웅들…'용기있는 고발'

등록 2020.03.28 19:18

수정 2020.03.28 20:13

[앵커]
n번방과 박사방의 존재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공론화되지 않았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더 큰 고통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협박으로 운영돼 왔던만큼, 이 실태를 고발하는 것 역시 굉장히 힘든 일인데, 이걸 수사당국도, 언론도, 정치권도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해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이들에게 맞췄습니다.

 

[리포트]
"n번방 입장자를 처벌하라!"

박사 조주빈이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하고 포토라인에 섰던 날, 경찰서 앞에는 가담자의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가 벌어졌죠.

조주빈과 n번방의 민낯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던 건 지난 7월, 대학생 2명으로 이뤄진 추적단 불꽃의 보도가 시발점이었습니다. 이들이 텔레그램에서 마주친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죠.

불꽃
"너무 어린 학생들이, 초등학생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아들이 나체로 되게 괴기한 짓이라고 해야 할까요 방바닥을 기어 다닌다거나"

범죄를 알렸지만 이들은 여전히 얼굴을 가려야만 합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보복 위협 때문이죠.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반짝 관심입니다.

불꽃
"국가가 이 사태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 국민들이 피해자를 보듬을 수 있는 체계적인 사회 환경을 갖추는데.."

한 때는 가담자였지만 과거를 반성하며 내부 실태를 고발한 사람도 있습니다. 우연히 들어간 텔레그램방에서 지인 사진을 합성해 성희롱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문제라고 판단한 김재수씨. 양심의 가책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김재수(가명)
"박사는, 정말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범죄자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n번방 사건의 국제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움직임도 시민들이 앞장서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모인 네티즌들이 범죄 실태를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해 국제 온라인 청원사이트에 공동 조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감시와 경찰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커지자 텔레그램에서는 자경단까지 등장합니다. 단체의 이름은 '주홍글씨'

주홍글씨
"안녕하십니까 주홍글씨입니다. 우리는 텔레그램 자경단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웃, 형제들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합니다."

범죄자에게 인권은 없다며 성착취 영상을 공유하거나 판매하는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낱낱이 공개하죠.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있어 논란이 있긴 하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백성문 / 변호사
"지인이나 가족같은 경우는 이 범죄와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건 명백하게 명예훼손이 될 가능성이 높고요…."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제보내용과 신상이 상당히 구체성이 있다고 한다면 수사의 단서를 확보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제 바통은 정부 당국에게 넘어왔습니다. 시민정신이 퇴색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는 물론이고 이번 기회에 재발 방지 대책도 반드시 세워야 합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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