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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코로나 경제위기에 허둥대는 리더십

등록 2020.04.05 19:45

수정 2020.04.05 19:49

"언젠가, 남편이 그랬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건너야할 자신의 사막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1997년 11월 개봉돼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멜로영화 '편지'입니다.

고 최진실 씨의 연기력과 탄탄한 구성이 힘이었지만, IMF 외환위기 상황도 영화 흥행에 영향을 줬죠.

출근한다며 집을 나온 실직 가장들이 어두운 극장 안에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는 보도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30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참 가혹했지요.

김대중 대통령 취임사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고 할 수 있는 외환위기가 닥쳐왔습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금년 1년만이라도 저를 도와주셔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경제위기도 그때만큼 심각할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 대책들을 보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재원과 지급대상, 그리고 지급시기까지..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서둘러 긴급재난지원금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재원의 대부분을 뼈를 깎는 정부 예산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하겠습니다“

홍남기 / 경제부총리
“적자 국채가 불가피할 수도 있겠습니다”

윤종인 / 행정안전부 차관 
"저희가 시기를 못 박아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후 관계부처는 허둥댔고, 한푼이 아쉬운 국민들은 돈이 정말 나오는 건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지급 기준도 재작년 소득이어서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과 맞벌이 부부가 제외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 사정을 좀 볼까요.

독일은 지난달 영업정지로 타격을 입은 영세 사업자들에게 700만원 가까운 돈을 단 사흘만에 지급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다다음주에 전국민에게 1인당 150만원씩 지급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치권, 그리고 지자체와 조율도 안된 상태로, 5월 중에 주겠다고만 하니 기대보다 걱정이 앞섭니다.

소상공인 긴급자금대출은 또 어떻습니까. 하루하루가 급한 소상공인들은 증빙서류를 부랴부랴 마련해 줄을 서느라 밤까지 샜습니다.

주무부처 장관은 시행착오를 인정하며 "여유 있는 분들은 기다리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정말 그 긴 줄을 선 소상공인 중에 여유 있는 분들이 있다고 믿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라 경제가 신음하는 지금, 적지 않은 국민은 이런 사정 탓에 시름이 더 커집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코로나 경제위기에 허둥대는 리더십'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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