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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1㎝ 투표 칸의 가치'

등록 2020.04.11 19:46

수정 2020.04.11 20:13

"백인 지도층들이 권력을 이용해 우리의 투표를 막고 의견을 묵살한다고!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습니다. 투표권을 달라! (옳소.더는 안돼) 구걸이 아니라 요구합시다. 투표권을 달라"

1965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흑인 투표권 투쟁을 그린 영화 셀마입니다. 당시 미국에선 흑인은 버스 앞자리에 앉을 수 없었고, 투표권는 단 1% 에게만 주어졌습니다. 루터 킹 목사는 흑인의 투표권을 요구하는 '셀마행진'을 계획했고 결국 참정권을 쟁취해냅니다. 그 과정에서 눈물은 물론 피도 흘려야했습니다. 흑인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이 자유로운 투표권을 갖게 된 건 100년도 채 안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선거 역사도 이제 겨우 70년 남짓됐습니다. 1948년 5월 10일 치러진 총선거는 국민이 주권을 행사해 국회의원을 뽑은 우리나라 첫 선거입니다. 당시 투표율은 무려 95.5%에 달했다죠. '기권은 국민의 수치'라는 표어에서 첫 투표의 비장함이 엿보이고 아이를 포대기에 들쳐 업고 와 투표하는 모습에선 왠지 모를 설렘도 느껴집니다.

유권자 1명의 투표 파생 가치가 4660만원이라고 합니다. 국회의원이 임기 4년 동안 주무르는 예산을 유권자수로 나눈 액수입니다. 그러나 단순 계산일 뿐 최소 4년, 그 이상의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지을 투표의 가치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습니다.

1875년 프랑스는 국가체제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단 한 표 차이로 왕정국가에서 공화국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1923년, 히틀러는 한 표 차로 나치당의 당수가 됐다죠. 그 한 표가 아니었다면 세계 역사는 달랐을 지도 모릅니다.

돈이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투표 용지는 똑같이 쥐어집니다. 그리고 네모난 투표 칸. 1cm 남짓의 이 작은 공간에서 나의 미래가 정해집니다. 우리의 내일을 맡길 옥석을 잘 가려내셨는지요?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1cm 투표 칸의 가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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