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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열망을 담은 투표

등록 2020.04.12 19:46

수정 2020.04.12 19:52

김영삼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지라도 새벽이 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김대중
"죽더라도 타협을 거부하는 것이 영원히 사는 길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김종필
"내 일찍이 정치는 '허업'이라 그랬어. 정치인이 열매를 맺어놓으면 국민이 따먹지."

정치는 말의 예술이라고 하죠. 옛 정치인들의 말에는 촌철살인의 힘과 격조있는 풍자가 있었습니다. 품격의 품(品)자가 입 구(口)자 세 개로 이뤄진 건 말이 쌓이고 쌓여 그 사람의 품격을 만든다는 의미일 겁니다. 3김시대에 비하면 나라 살림은 좋아졌지만 정치의 품격은 어디로 간 걸까요. 민의를 아우르는 정치인은 보이지 않고, 정치꾼의 혀가 이성을 마비시키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가슴에 붙어 있는 금배지입니다. 지름 1.6cm, 무게는 6g에 불과하지만 민의의 상징인 저 금배지의 무게는 계량화하기 어려울 겁니다. 60년 전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는 국회의원들조차 '선량의 상징'을 차고 법정에 설수 없다며 금배지를 떼고 나왔다고 하죠. 하지만 요즘 유권자들이 목도하는 풍경은 황량하고, 삭막합니다.

차명진
"세월호 유가족이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윤호중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김대호
"30대 중반에서 40대는 논리가 아닙니다."

최강욱
"(윤석열 총장이) 망나니처럼 행동한 결과가"

주동식
"광주는 80년대의 유산에 사로잡힌 도시"

이해찬
"저렇게 천박하고 주책 없는 그런 당하고"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기소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어제 통합당을 향해 "쓰레기 정당"이라는 막말까지 했습니다. 정말 낯이 뜨거워집니다. 민심에 대한 경외감 혹은 두려움, 그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는 말들을 듣고 있자면 21대 국회라고 달라질게 없을 듯해 답답해집니다. 그래서 개화기 국어학자인 주시경 선생의 말씀을 꺼내봅니다.

"말과 글이 거칠면 그 나라의 일이 다 거칠어지고, "말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막말DNA, 갈등DNA, 그리고 3류DNA를 바꿀 순 없는 건지. 그래서 이번 투표에는 정치를 바꾸려는 유권자의 간절한 열망이 담겨야 합니다. 그런 진심을 담는다면 국민을 부끄럽게 만드는 저 3류 정치를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열망을 담은 투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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