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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내가 대화한 건 컴퓨터였나"…'돈 먹는' 데이트 앱

등록 2020.04.13 21:48

수정 2020.04.13 21:55

[앵커]
최근 2030세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데이트 앱'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온라인으로 하는 '소개팅'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런데 데이트는 커녕 돈만 뜯기는 경우가 적지 않아 범죄 악용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떤 수법을 쓰는지... 소비자탐사대 김하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인기가 높아지는 소개팅 앱. 사진과 자기소개를 올리고 마음에 드는 이성을 골라 데이트를 신청합니다.

하지만 일부 앱은 한번 잘 못 빠지면 많은 비용이 청구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이성이 보내 온 메시지를 읽으려면 돈, 사진이나 소개를 보려해도 돈, 대화를 시작하면 또 돈을 내야 합니다.

최준혁 / 소개팅 앱 경험자
"만남까지 가는 데 돈이 계속 계속 나가니까 과금을 안하면 만나기 힘든 구조라서 좀 불편한 것도 있는것 같아요."

악덕 업체는 가짜 데이트 상대를 올리고 단계별로 계속 돈을 뜯어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 인터넷엔 데이트 앱 알바를 모집한다는 글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취재진 3명이 소개팅 앱에 가입해 봤습니다. 등록과 동시에 여성으로부터 채팅 요청 수십 개가 날아듭니다.

"내용이 다 똑같아요. 이모티콘도 똑같아요."

그런데 세 명 모두 여성 15명으로부터 같은 메시지를 받았고, 받은 시각도 똑같았습니다.

실제 여성이 보낸 건지 기계가 보낸 건지 의심이 가는 상황.

정성권 / 前 소개팅앱 업체 직원
"(이용자에게) 과금을 유도하기 위해서 알림을 보내면서 알고리즘으로 장난을 친다..실제로 데이트 약속을 잡더라도 또다른 비용이 발생하는데..."

데이트 비를 따로 줘야 만나준다거나,

B 씨
"예약을 먼저 잡으면 바로 나올 수 있더라고요. 10만원을 먼저 지불해야 한다고"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취재진과 연결된 여성도 만나자고 하자, 자신은 조건만남만 한다며 성매매 사이트로 안내했습니다.

A씨
"만남 알바중인데 거기 무료사이트 회원 등록하면 나갈 수 있다."

친분을 쌓은 뒤 돈을 빌리고 떼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재원 / 소개팅앱 대표이사
"'선입금을 해달라', '돈을 빌려달라'... 돈이랑 연결돼 있으면 (데이트 상대) 아니라고 판단하셔야 합니다."

이런 일은 가입 인증 절차나 모니터링이 허술한 중소업체에서 많이 벌어진다는데 일부 소개팅앱 등록은 나이와 사진, 직업 등을 아무렇게나 기입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심지어 제 성별을 남자로 설정했는데도 가입이 승인됐습니다.

소비자원 조사결과, 데이트 앱 사용자의 절반은 피해를 경험했고, 피해 유형으로는 원치않는 연락과 음란한 대화, 개인정보 유출, 금전 요구 등이 많았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검증 절차를 꼼꼼이 보완할 필요가 있고요, 사용하는 당사자 역시 하나의 경계심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가슴 설레는 온라인 데이트. 상대가 만남을 질질 끌거나 금전 얘기를 꺼내면 냉정하게 연락을 끊는 게 좋습니다.

소비자탐사대 김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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