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7

[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여당의 압승, 그리고 견제와 균형

등록 2020.04.19 19:45

수정 2020.04.19 19:53

그리스 콘코르디아 신전 앞에는 누워있는 청동상이 있습니다.

얼핏 버려진 동상 같지만 날개가 꺾인 이카루스의 신화를 표현한 것이지요. 이카루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았지만,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하고 하늘 끝까지 오르다 결국 추락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했습니다.

개헌만 빼고 뭐든 할 수 있다보니 일본 자민련처럼 장기집권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래서 겸손하자는 이해찬 대표의 말은 의미 있게 들립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나는 어항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 어항 속에서 투명하게 살고있다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 공직자의 기본 도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을 해야합니다"

17대 총선에서 승리한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한 4대 개혁입법을 밀어붙이다 역풍을 맞았습니다.

최재철 의원 (2004년 12월 6일)
"개회를 선언합니다 국보법폐지안 2개와 형법보완안 등 모두 11개안을 상정하겠습니다 (날치기에요 날치기!) (무효! 무효!) (의사봉으로 안 두드리고 무효야!)"

이후 10년 가까이 거의 모든 선거에 패하며 집권이 불가능한 정당이란 오명까지 썼죠.

1990년 3당 합당으로 219석이 된 민자당도 초기엔 겸손을 강조했습니다.

김종필 / 당시 민주자유당 최고위원 (1990년 2월)
"우리는 결코 크다고 교활하지 않고 강하다고 격하거나 과하지도 말아야겠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기틀인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면서 부패의 굴레를 벗지 못했습니다.

견제받지 않는 절대권력. 그게 부패하지 않았던 역사는 찾기도 어렵습니다.

집권당 대표가 아무리 겸손함을 강조해도 입법부 사법부와 언론에까지 큰 영향력을 가진 권력을 견제할 장치가 마땅치 않다는 건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벌써부터 여권에선 이런 걱정이 기우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말들이 쏟아집니다.

김남국 / 안산시단원구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조국백서는)검찰개혁 백서이기 때문에// 끝까지 추진할 과제로.."

황운하 / 대전 중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검찰의 횡포에 맞서서, 검찰 개혁을 확실하게 완수하겠습니다"

세상 바뀐 걸 느끼도록 갚아주겠다는 말에선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해온 윤석열 총장의 운명이 풍전등화 신세라는 걸 직감하게 합니다.

어떤 존재든 날개를 달면 날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함부로 날다보면 추락하는 게 세상 이치입니다. 그래서 이카루스의 날개는 지금 여권이 새겨야할 교훈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여당의 압승, 그리고 견제와 균형"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