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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져가세요"…코로나에 판로 막힌 강원도 감자

등록 2020.04.20 08:45

수정 2020.09.26 02:50

[앵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농업 분야도 경제적 타격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지역 특산물인 감자는 올해 큰 풍년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여파로 판매 시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농가들은 공짜로 가져가라며 감자를 길거리에 내놓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시민들이 도로 옆 밭두렁으로 모여듭니다. 버려진 감자를 줍기 위해섭니다. 한 손에는 포대자루를 들고, 이리저리 멀쩡한 감자를 찾아 움직입니다.

감자 농가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판로가 막히자 이렇게 시민들이 무료로 주워가도록 길 바닥에 감자를 버렸습니다. 1톤 넘게 쌓였던 감자는 하루 만에 동났지만, 버린 농민도 줍는 시민도 씁쓸합니다.

신경웅 / 강원 춘천시
"급식을 못들어가니까 이제 남으니까. 판로가 끊기 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현상이..."

지난해 전국 감자 생산량은 63만 톤. 최근 5년새 가장 많습니다. 주생산지인 강원도에서는 22만3천톤이 수확돼 1년 전보다 38% 늘었습니다.

반면 판매는 코로나19로 부진해 강원도 감자 재고량만 1만 톤에 달합니다.

강원도 관계자
"더 생산이 됐고, 그런데 거기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때문에 소비심리까지 위축..."

강원도가 지난달 SNS로 재고 감자 4천 톤을 판매했지만, 일부 농가들은 대상에서 빠지면서 여전히 재고 감자가 많은 상황.

최승욱 / 감자재배 농민
"(20kg)감자 값은 5천원도 될까 말까에요.(팔수록 손해인거네요.) 지금 처분하러 다니는 거지 팔로 다니는게 아니에요."

감자 수확 농가들은 풍년에도 웃지 못하고 오히려 감자를 내다 버리는 씁쓸한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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