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퍼레이드

빨간 승용차 문에 쌈짓돈…아들 못잊는 치매 할머니의 모정

등록 2020.04.21 08:27

수정 2020.09.26 03:00

[앵커]
승용차 손잡이에 누군가 지폐와 먹을거리가 담긴 비닐봉투를 끼워놓는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경찰이 조사하니 80대 할머니가 등장했는데요.

할머니의 사연을 이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의 한 파출소에 50대 여성 A씨가 들어옵니다. 꼬깃꼬깃 접힌 5만원짜리 지폐를 올려 놓습니다. 누군가 자꾸 자신의 차 손잡이에 지폐와 먹을거리가 담긴 비닐통부를 꽂아 놓는다며 신고했습니다.

A씨 / 신고자
"신고는 계속하면서 무서워서 블랙박스를 달았거든요. 해코지를 하는거 같으면 차를 부수고 간다든지 이렇게 할건데..."

경찰이 CCTV를 확인했더니, 돈과 음식을 두고 간 건 한 동네에 사는 86살 B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현금 21만원과 음식을 B씨의 차 문 손집이에 끼워 놓았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치매 증세가 있던 B 할머니는 30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6남매를 키웠습니다. 할머니는 장남인 아들을 많이 가르치지 못한 것을 미안해했습니다. 빨간색 승용차를 볼때마다 아들을 떠올리며 쌈짓돈을 두고 갔습니다.

박은표 / 통영경찰서 광도지구대장
"(아들이) 타던 차가 빨간 차였습니다. 마침 신고한 분의 차도 빨간 승합차라서 거기에 갖다 놓은 걸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신고자 A씨는 애틋한 자식사랑이 담긴 돈이라며 그동안 차에 놓였던 21만 원을 팔순 노모에게 모두 돌려줬습니다.

TV조선 이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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