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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은둔의 왕국에서 무슨 일이

등록 2020.04.22 21:48

수정 2020.04.22 21:54

5년 전 현직 기자가 쓴 책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듬해 인도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왔다는, 우리 체육계 인사의 증언으로 시작하지요. 이 인사는 자신을 김정은이라고 밝힌 북한 젊은이와 세 차례 대화했다고 했습니다. 청년은 축구 육성에 관심이 많았고 현지 북한 외교관의 깍듯한 수행을 받았다고 합니다.

후계자 김정은의 첫 해외 행보였겠지만 공식 확인된 적은 없습니다. 북한은 2004년 용천역 폭발사고가 터진 직후 이례적으로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 경위는 알리지 않아 갖가지 추측이 뒤따랐지요.

그런데 7년 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문서에서 김정일 암살 기도로 밝혀졌습니다.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로부터 들은 말을 스티븐스 미국대사에게 전했던 겁니다. 냉전시대 소련은 철의 장막, 중국은 죽의 장막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두 장막도 북한의 극단적 폐쇄- 비밀주의는 따르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북한을 은둔의 왕국이라고 부릅니다. 나는 그의 은둔의 왕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압니다…"

그랬던 트럼프도 김정은 중병설에 대해서는 아는 게 별로 없는 모양입니다.

"관련 보도들이 나왔는데 우리도 모릅니다. 몰라요…" 

북한이 왜 '은둔의 왕국' 인지를 세계는 또 한 번 실감나게 목격하고 있습니다. 온갖 보도와 추측으로 바깥세상이 떠들썩한데도 북한은 아무 내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오늘도 경제난을 극복하자는 논설만 크게 실었을 뿐입니다.

북한이 그러는 사이 관측과 소문은 꼬리를 물며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국내 주식- 외환시장이 한 차례 출렁였습니다. 그럴수록 섣부른 판단과 동요는 금물입니다. 정부도 "북한 내부에 별다른 동향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종잡을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체제가 북한입니다. 김 위원장 집권 후 건강 이상설과 이상 징후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만에 하나 극단적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 폭발력은 엄청날 것입니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각적인 대처 방안을 세심하게 검토하고 점검할 때입니다. 지금 북한은 안전판이 고장난 채 끓고 있는 압력밥솥일지도 모릅니다.

4월 22일 앵커의 시선은 '은둔의 왕국에서 무슨 일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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