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1년 미뤄졌죠.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이 열리는 7월에 맞춰 기량과 몸상태를 끌어올리려, 모든 훈련과 일정을 조절해왔는데, 또 다시 1년 동안 그 고되고 힘든 걸 견뎌내야합니다.
이들의 속마음은 어떨지, 차순우 기자가 찾아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올림픽 메달을 위해 지난 4년을 달려온 선수들.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이 코로나 19로 1년 연기되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오진혁 / 양궁 국가대표
"확! 그냥 뭔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
1년이 연기되면 훈련 시간이 더 생겨 좋을 것 같지만 선수 입장은 다릅니다. 고강도 훈련을 다시 1년 더 견뎌내야 합니다.
박완용 / 럭비 국가대표
"3월에 거의 120일 정도 남아서, 저희가 80% 정도 몸을 끌어 올린 상태였거든요."
연습은 얼마나 힘들까. 럭비 대표선수가 하루 70번씩 반복하는 왕복 달리기는 5번 만 해도 다리가 풀리고,
"아 힘들어"
매일 수십 번씩 들어넘긴다는 130kg 대형 타이어는 한 번 들기도 어렵습니다.
"아, 이건 못 듭니다."
나이 많은 선수는 하루하루 상태가 다른데 내년은 어떨지 기약하기도 힘듭니다.
올해 마흔 살인 양궁의 오진혁 선수는 7월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해 왔습니다.
오진혁 / 양궁 국가대표
"1년, 1년 가는 시간을 보내는 게, 짧은 시간이 아니거든요."
일반인은 들기도 힘든 활시위를 매일 400번 넘게 당겨야 하는데…
"어휴~ 이게 쉽지가 않네요."
설상가상 선수촌마저 문 닫아 훈련은 개별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
김정환 / 펜싱 국가대표
"처음부터 다시한다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개최 7월에 맞춰 본인은 물론, 가족의 일상까지 조절해온 선수들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김정환 / 펜싱 국가대표
"국가대표 선수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 그 다음에 결혼을 해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었는데…"
무엇보다 세계 최고 선수들끼리 겨루는 올림픽에서 1년이란 시간이 주는 심적 부담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정용철 / 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
"계획들이 어긋날 때 생기는 스트레스가 굉장히 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선수가 올림픽 연기로 은퇴를 결심하기도 합니다.
조성연 / 하늘병원 원장
"나이를 먹은 선수가 훈련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1년의 추가가 아니라 2년, 3년의 고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일지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해 싸울 수 있다면 기꺼이 견디겠다는 국가대표 선수들. 오늘도 이른 새벽 다시 운동화 끈을 졸라맵니다.
박완용 / 럭비 국가대표
"저희가 96년 만에 올림픽을 진출 한 거라서, 선수들 모두 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장 추적, 차순우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