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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유기견 준다더니 가보면 "개 사세요"…애견숍 '미끼 상품'

등록 2020.04.27 21:35

수정 2020.04.27 22:12

[앵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유기동물이 늘어나면서 제법 익숙해진 문구죠. 그런데 유기견을 분양받으러 갔다가, 일반견 구매를 요구받는 일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유기견에 대한 관심을 이용해 장사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건데, 소비자탐사대 김하림 기자가 이들을 포착했습니다.

 

[리포트]
다양한 유기견을 분양한다고 광고한 한 사설 동물보호소. 분양 문의 전화를 하자 방문해서 확인하라고 합니다.

업체
(몰티즈 있어요?) "내방시에만 확인이 가능하세요"

직접 가봤더니... 아무리 둘러봐도 홈페이지에 올린 귀여운 강아지들은 없고...

업체
"(여기) 없는 애들은 입양이 된 거예요."

대부분 성견들..

소비자
"저렇게 큰 개 말고 새끼 같은 애는 없어요?"

그런데 그마저 '성격이 나쁘다'거나 '더 커진다'는둥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의 단점을 늘어놓습니다.

"주인도 물더라고요, 얘는."

그러면서 슬쩍 일반견 분양을 유도합니다.

업체
"그런 게 걱정된다고 하시면 (일반견) 새끼들을 데려가서 맞게 키우시는 게.."

역시 인터넷 광고를 한 다른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그런데 1층엔 일반견만 보이고, 분양해준다던 유기견은 2층 좁은 곳에 모아놨습니다.

판매용 개와 유기견은 주거 환경부터 달라 보이는데... 이번에도 유기견은 대형견 한 마리만 빼고 분양됐다고 말합니다.

업체
"저 밑에 샤페이 친구밖에 없어요. (홈페이지) 이 친구들은 저희가 '입양 완료' 올려야 돼요.."

일부 사설 보호소가 유기견 분양을 미끼로 걸고 일반견 장사를 하는 겁니다.

B 씨
"'제가 그럼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라고 말을 했는데 30분만에 나갔대요. 유기견이.."

동물원도 아닌데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습니다.

매장 직원
"사설업체다 보니 첫 방문시 입장료 발생하세요. 1인 5000원이오."

유기동물보호소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과 사설 보호소로 나뉩니다. 그런데 최근 유기견 입양에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일부 애견숍이 사설 보호소를 같이 하는 겁니다.

A 씨
"유기견들을 미끼로 하는 것처럼 일반 분양숍이랑 똑같이 분양을 하고 있었거든요."

이런 곳에서 일반견을 즉석 입양한 경우 문제도 적지 않습니다. 엉터리 혈통서와 함께 분양된 경우도 있었고..

개 번식업 관계자
"(개) 번식농장이지뭐. 혈통서를 발행해서 주는 개와 그냥 주는 개는 가격이 달라요, 저희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B 씨
"아침 점심 저녁 6번 정도 계속 토를 하더라고요."

유기견을 앞세운 꼼수 상술이 판치지만 관련 규제는 없는 현실.

한재언 /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사
"동물보호법상 규제에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반려견을) 파양 받아서 영업으로 하는 걸 원칙적으로 금지하는게 맞는 것 같고"

일부 사설보호소의 장삿속에 소비자 권리뿐만 아니라 미끼로 전락한 유기견의 동물권까지 침해되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김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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