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덕분에

등록 2020.04.27 21:51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미스터 트롯' 김호중이 혼신을 다해 부른 '고맙소'입니다. 은사께 바치는 감사가 듣는 이의 가슴까지 적셔놓는 절창이지요. 늘 무언가에 고마워하면 불안 분노 미움 좌절이 평온 기쁨 용서 희망으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시인은 '때문' 이라는 말보다 '덕분'을 말하고 살았더니 인생이 달라지더라고 했습니다.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때문이' 때문이라고 덮어씌우고 살다가… 모든 것이 '덕분이' 덕이라고 챙긴 날부터 손금 운명선까지 바뀌었다…"

한 달 전 영국 런던의 명소들에 파란 조명이 켜졌습니다. 왕실과 존슨 총리, 수백만 시민이 일제히 박수를 쳤습니다. 코로나 의료진을 응원하는 '박수 캠페인'은 세계 여러 도시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도 의료진에게 감사와 존경을 전하는 '덕분에' 캠페인이 번져가고 있지요.

내일이면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 백일이 됩니다. 하루 환자가 열명 안팎으로 줄어들기까지 가장 큰 공은 의료진들의 몫일 겁니다. 정은경 본부장을 비롯한 질병관리본부도 '덕분에'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만 찬사는 당연히 방역당국 자신에게도 돌아가야 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맡은 일을 말없이 해낸 숨은 영웅들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모든 것을 조율하고 지휘한 정부의 공도 작지 않습니다만, 세계가 주목한 'K방역'은 전문가와 시민의 힘이 빚어낸 결정체입니다. 그리고 그 상징적 인물로 정은경 본부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리더십 전문가는 정 본부장이 "솔직함 침착함 정중함으로 대중의 신뢰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자존심 강하고 정치적 계산을 하는 선출직 지도자"와 비교하며 "진짜 영웅"이라고 불렀습니다.

정 본부장은 지난달 업무추진비로 5만원을 썼다고 합니다. 커피숍에서 전문가 회의를 한 비용입니다. "한 시간보다는 더 잔다"는 그에게 업무추진비 쓸 시간이 언제 있었겠습니까?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주인공 의사가 말합니다."전염병과 싸우는 유일한 길은 품위를 잃지 않는 일이며, 그 품위는 내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천박한 막말이 득세하고 품위와 신뢰가 실종된 세상에서 품위란 어떤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4월 27일 앵커의 시선은 '덕분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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