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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5월, 당신의 행복은?

등록 2020.05.01 21:50

수정 2020.05.01 22:01

정신과 의사 꾸뻬 씨의 병원은 늘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누가 봐도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사람일수록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꾸뻬 씨는 무작정 여행을 떠납니다.

"행복의 비밀을 찾아보려고요…"

아프리카 여행에서 만난 아이 엄마가 꾸뻬 씨에게 결혼에 관해 말합니다.

"이거 하나만 알면 돼요. 상대가 날 끌어올려줄 사람인가, 끌어내릴 사람인가…"

또 다른 영화 한 대목 보시지요. 괴짜 가족들이 일곱 살 막내딸을 어린이 미인대회에 출전시키려고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버스가 고장나고, 가족 모두 힘을 합쳐 밀어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가족이니까…"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그제 나온 '한국인의 행복' 보고서에서 셋 중 한 명이 '좋은 배우자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을 행복조건 1순위로 꼽았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겠습니다만 같은 날 발표된 인구동향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지난 2월까지 넉 달 내리 사망자가 출생아를 추월하며 인구가 줄고 있다는 통계입니다. 2월 한 달만 해도 출생아는 11퍼센트 감소, 사망자는 11퍼센트 증가해 사상 최저와 최고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웠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원하면서도 결혼과 출산을 갈수록 꺼리는 이 모순과 괴리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오월이 왔습니다. 신록 푸르르고 바람 싱그럽고 마음 가벼워지는 계절, 그리고 가정의 달입니다.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날, 11일 입양의 날, 18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까지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새기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1980년대 산동네에서 바보 온달과 사는 평강공주처럼 신혼살림을 했다는 시인의 '일기' 몇 줄을 떠올려봅니다.

"없는 것이 많아 더욱 따뜻한 아랫목… 서로의 허물을, 해진 사랑을 꿰맨다. 가끔 전기가 나가도 좋았다. 우리는…"

어느 시 한 구절처럼 "행복하고 싶었던 그 시절이 실은 행복한 시절"이 아니었을까요. 불행한 이유를 따지기 앞서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생각하는 5월입니다.

5월 1일 앵커의 시선은 '오월, 당신의 행복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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