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현장추적] 마스크 안쓰고 침 뱉고…병원 흡연부스 괜찮나

등록 2020.05.08 21:33

수정 2020.05.08 21:47

[앵커]
코로나 종식을 향해가나 싶었는데, '이태원 클럽' 확진자 사건에서 보셨듯 확산 우려는 여전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도 불안을 낳습니다. 좁고 밀폐된 흡연 부스는 '사회적거리 두기'는 커녕 '생활 속 거리두기'도 실천되지 않는 공간인데, 부스를 사용하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 감염 우려는 안중에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차순우 기자가 현장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코로나 19' 응급진료센터로 지정된 수도권의 한 대형병원 흡연 부스. 환자와 의료진, 방문객 등 흡연자가 부지런히 드나듭니다.

입원 환자
"사실 담배 피우는 입장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오고, 여기(흡연 부스)와서 다시 가고…"

비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섰는데… 담배를 피우려다보니 당연히 마스크는 쓸 수 없고, 코와 입으로는 쉴새 없이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침을 뱉기도 하고, 침 묻은 꽁초는 바닥에 버려집니다.

대부분의 흡연 부스는 3~4평 남짓한 공간에 입구는 하나.

"환풍기도 지금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환기 시설은 고장이 났고, 대신 출입문을 열어 둬 담배 연기는 그대로 새어 나옵니다.

흡연 부스 이용자
"사람이 많이 붙어 있으니까 찝찝하기도 하고…"

이번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의 한 대형병원. 진료복을 입은 의료진이 흡연 부스로 들어갑니다. 역시 마스크는 내렸고 가까이 붙어 얘기를 하며 담배를 피웁니다.

흡연 부스 이용자
"많이는 못 나오니까, 정말 힘들때는 한 번 나와서 피우고…"

폐쇄형 흡연부스는 크기가 작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힘들지만, 응급실 100m 앞으로 이처럼 폐쇄형 흡연 부스가 설치돼 지금도 운영 중입니다.

병원 건물은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확인 등을 통해 출입자를 관리하는데... 흡연 부스는 아무런 통제가 없는 상황.

정재호 / 인천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마스크를 벗고 입을 노출 시킨 채, 공기를 들이쉬고 마시고 하는 그런 행위를 하기 때문에, 본인뿐 아니라 옆에 있는 흡연자한테 분명히 문제가…"

더욱이 흡연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은 쉽고 치료는 어려운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정재호
"섬모운동이라고 해서 이물질이 들어왔을 때, 바이러스라든지 이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흡연자분들은 그런 기능이 떨어져요."

일부 의료시설은 코로나로 흡연실을 폐쇄하기도 했지만, 환자와 의료진, 일반인까지 뒤섞인 병원 흡연부스는 여전히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흡연 부스 이용자
"비흡연자 입장을 생각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흡연자로서 저도 느끼는데…"

이대로 두어도 괜찮은 걸까요?

흡연 부스 이용자
"지금 사람들이 몰려오잖아요. 환자가 아니라, 그럼 재수 없으면 걸리는 거죠. 뭐."

현장 추적,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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