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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마스크 권유에…코 비비고, 'KKK 두건' 쓰고 '총질'까지

등록 2020.05.10 19:28

수정 2020.05.10 20:03

[앵커]
백악관 내 감염 현황도 이정도이니, 미국 상황은 어떻겠습니까. 확진자가 134만 명이 넘고, 사망자는 8만 명에 육박합니다. 그런데도 마스크를 잘 안 씁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고글만 끼고 마스크는 쓰지 않아 논란이 일었는데요.

마스크 착용만 해도 방역이 잘 이뤄질텐데, 왜 유독 미국인들은 안 지키는 건지 오늘의 포커스를 여기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는 한 남성.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점원의 옷에, 코를 문지르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마스크 대신,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의 고깔 두건을 쓰고. 마트를 활보합니다. 한 상점 경비원은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월터 야우치 / 조지아 여행객
"마스크가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안 쓰는 게 더 편해요."

마스크를 꺼리는 건 시민들 뿐만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령자들인 참전용사들과 만나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트럼프 / 美 대통령
"당신도 봤듯이 우리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어요. 게다가 바람까지 매우 세게 불었습니다."

마스크 생산현장에서도, 보호안경만 쓴 채 둘러봐 논란이 됐죠.

트럼프 / 美 대통령
"잠깐 썼는데 당신이 못 본 건 어쩔 수 없죠."

펜스 부통령은 병원에서 마스크를 안 썼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과했습니다.

펜스 / 美 부통령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지만 (병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했어야 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왜 이렇게까지 마스크를 쓰기 싫어할까. '개인의 자유를 국가가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문화가 깔려있습니다.

케일리 매커내니 / 백악관 대변인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죠. 하지만 마스크를 쓸 건지, 안 쓸 건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봉쇄명령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베르나 칸트지안 / 시위 참가자
"나는 스스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병에 걸린 사람, 떳떳하지 못한 사람, 또, 범행을 저지를 때 얼굴을 가릴 목적이 있다는 인식도, 마스크 혐오에 한 몫 합니다.

니노 비틀리 / 오하이오주 하원의원
"나는 내 형제, 자매 얼굴을 보는 걸 좋아합니다. 사람 얼굴을 보고 싶어요. 그 사람들이 웃는 모습도요."

마스크 논란은 인종차별 문제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일리노이주의 흑인 하원의원이 상점에 마스크를 쓰고 갔다가, 복면 강도로 오인돼 경찰의 검문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록, 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인들이 코로나19에 한없이 작아지는 건, 어쩌면 예견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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