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CSI] "중량 잴때 육수에 채소까지?"…'제멋대로' 불고기 정량

등록 2020.05.25 21:28

수정 2020.05.25 21:33

[앵커]
오늘은 대표 한식, 불고기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보통 음식점에 가면 '몇 그램에 얼마', 이렇게 가격이 적혀져있죠. 1인분 가격을 표시해 놓은건데, 이 그램이 정확한 건지, 확인해 본 소비자 있으실까요? 저희 CSI팀이 확인해보니, 일부 음식점은 가격표에 적힌 정량보다 30%나 적게 주고 있었고, 꼼수 적발 시엔 처벌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요?

김하림 기자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남녀노소 즐기는 불고기. 한정식집에서 빠지지 않는 인기 메뉴입니다.

이소애 / 서울 서대문구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먹는 것 같은데, 맛있잖아요."

그런데 일부 한정식집에서 정량보다 적게 준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A씨 / 고기 정량 미달 피해자
"종업원이 ‘육수 원래 포함이에요.’ 그러면 불고기 요만큼 넣고 물을 이만큼 넣어도 되는 건가?"

전국에 지점을 둔 고급 한정식집에서 불고기 정식 4인분을 주문해 확인해 봤습니다.

"(양이 적당해요?) 네, 인분 수에 맞게 나옵니다."

차려지는 걸 보니 좀 적어 보이긴 하는데.... 무게를 재봤습니다.

메뉴판에 적힌 1인분은 250g, 4인분이면 1000g이라야 하는데... 665g, 3분의 1정도 적게 나왔습니다.

"1000에서 665 빼면.. 엄청 차이나는데?"

추가 주문까지 총 6인분을 시켰는데, 4인분 양만 나왔으니 식사비로 2인분치 3만8000원을 더 낸 셈입니다.

업체 측
"담았던 사람이 초보자이거나 바쁜 영업 상황에 의해 그랬을 거란 생각.."

또 다른 한정식집도 마찬가지. 1인분에 250g이 적힌 불고기 2인분을 주문했는데... 500g이라야 하지만 4분의 1 적은 381g이 나왔습니다.

"(이거 250g 맞아요?) 네, 저희 저울 재고 나가요. 시장하셨을까?"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고기 정량은 업소별로 정하기 나름이어서 1인분에 110g에서 200g, 250g 등 제각각입니다. 

업소마다 정량은 다른데 이처럼 저울을 매번 식당에 들고가서 직접 정량이 맞는지 재볼 수도 없다보니, 소비자들은 주는대로 믿고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불고기 중량을 잴 때는 육수와 채소, 당면 등은 모두 빼야 하지만 일부 업체는 육수를 포한 무게를 정량으로 표시합니다.

한정식 업체
"150g 고기에 육수가 더해진 중량 250g으로 (1인분) 표시를 한 거고"

기술표준원 KS기준에 따르면 고기 정량 오차는 500g 미만의 경우 10g, 500g 이상은 20g으로 최대 4%입니다.

확연히 적다고 생각되면 지자체나 식약처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업체는 정량보다 20%이상 부족해야 시정명령을, 30%이상 모자라야 영업정지 7일을 각각 받습니다.

차윤환 / 식품생명공학 박사
"가공육에 대한 1인분 기준도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수정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지자체와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화 '댄싱퀸' 대사
"세상에서 제일 추잡스러운 게 고기 근수 속이는거다"

소비자탐사대 김하림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