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아직 환상이 남았나

등록 2020.06.10 21:46

수정 2020.06.10 21:52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백점 만점에 백점을 받은 중국, 그리고 2위가 98점 북한이라는 집계가 있었습니다. 쿠바 이란 베네수엘라가 뒤를 이었고 한국은 152위, 미국은 꼴찌였습니다. 2011년 북한이 발표한 '세계 국민 행복지수' 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내 이름은 이수진입니다…"

북한 유튜브에 평양 70층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가 등장합니다. 곱게 차려입은 아이를 카메라가 따라가면서 피아노 냉장고 세탁기 러닝머신을 비춥니다. 북한은 주민의 유튜브 접속을 차단하고 있으니까 새로운 형식의 선전물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흔히 평양을 가리켜 거대한 진열장이라고 합니다. 바깥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꾸미고 연출한 선전장이라는 얘기지요. 그리고 안으로는 체제를 떠받치는 철옹성입니다. 핵심 계층만 모아 의식주를 특별히 챙겨주면서 충성스러운 보위세력으로 삼는 곳, 거기가 바로 평양입니다. 그래서 평양의 민심이 동요한다면 체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여동생을 대남 공격에 앞세워놓고 침묵하던 김정은 위원장이 당 핵심기구 정치국 회의에서 평양시민 생활보장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이런 일을 중요 회의 별도 안건으로 다룬 것부터 이례적이어서 평양의 의식주 문제가 심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코로나로 중국 교역까지 끊겨 경제가 아주 어렵다는 방증이라는 겁니다.

이럴 때 북한이 늘 쓰는 전략이, 바깥으로 긴장을 높여 돌파구를 모색하고, 안으로 주민 단속과 결속을 꾀하는 것입니다. 북한이 선언하고 나선 이른바 '대적사업'은 여기에 더해 도발 명분을 쌓고 미국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다목적 포석을 깔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의 조롱과 협박이 지금 여기까지 이른 데에는 정부의 일관된 저자세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오로지 대화에만 매달려온 대북정책이 이제는 한계에 부딪친 만큼 지난 3년을 냉정히 되돌아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이솝우화에 당나귀를 짊어지고 간 아버지와 아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결론은 줏대 없이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시장에 팔러 나간 당나귀까지 잃어버린다는 이야깁니다.

온갖 북한 눈치를 다 살피다 우리 안보가 그런 처지가 되지 말란 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6월 10일 앵커의 시선은 '아직 환상이 남았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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