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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기업들이 돌아올까?

등록 2020.06.11 21:51

수정 2020.06.11 22:02

시인이 텅 빈 염전을 걷습니다. 몇 마리 장다리물떼새와 함께 외로운 소금밭을 서성거립니다. 눈물이 소금이 될 때까지…

장다리물떼새는 분홍 스타킹을 신은 듯 가늘고 긴 다리로 탱고를 춥니다. 동남아에서 날아오는 이 희귀한 여름철새가 지난달 울산에서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번식도 하고 있어서 생태환경이 좋아진 징표로 반긴다고 합니다. 오라고 하지 않아도 살기 좋은 곳에는 새들도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국내 복귀를 위해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입니다"

대통령은 "기업의 국내 유턴이 우리 경제의 희망"이라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됐습니다…" 

코로나 방역이 거둔 성과를 '기업 복귀와 투자 유치의 절호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코로나는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습니다. 이동이 자유롭던 '평평한 세계'가 끝나면서 많은 나라가 자국 산업, 특히 제조업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갖가지 지원과 혜택을 내걸고서 떠났던 기업 불러들이기에 나섰습니다. 독일 집권당은 최저임금 동결 내지 인하, 근로시간법 개정도 추진합니다.

코로나로 부품공급이 끊겨 공장이 멈췄던 자동차 업계를 비롯해 우리 기업 다섯 중 셋은 "글로벌 공급망 타격과 기업활동 차질을 겪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국내 이전을 고려한다"는 기업은 3퍼센트밖에 안 됐습니다.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 52시간제, 경직된 노동시장, 반기업 정서까지… 기업 유턴과 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장벽들이 갈수록 두터워진다고 느끼기 때문일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등경제'란 용어를 제시했습니다. 평등이란 달콤한 용어를 경제에 붙이니 먹고사는 일의 고단함이 잠시 잊혀지는 듯 합니다. 발맞춰 정부 각 부처는 기업 부담을 늘리고 경영권을 제한하는 법 개정안을 잇따라 예고했습니다. 노조 권한을 강화하는 법 개정도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자유 시장경제는 본질적으로 생존경쟁의 전쟁터입니다. 물론 패배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는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평등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처칠은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코로나는 분명 위기이자 기회이지만, 기회를 잘 살리는 자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6월 11일 앵커의 시선은 '기업들이 돌아올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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