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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김정은 정권, 그 낭만에 대하여

등록 2020.06.14 19:46

수정 2020.06.14 19:52

"최정예 스파이인데 내 남파임무는 달동네 바보 백수 역할 5446은 해체되서 기록한줄 남기지 않고 없어 지게 될게야 돌아가고 싶어... (달동네 역할)그렇게 살고 싶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북한의 남파공작원들이 동네 바보로 위장해 살다가 용도 폐기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실제로 북한 정권은 필요에 따라 누구에게든 수시로 얼굴을 바꿔왔습니다.

지난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면발이 불까봐 직접 제면기까지 공수했다던 평양 옥류관 주방장.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국수를 먹을 땐 요사를 떨더니 지금까지 한 일이 없다"고 쏴붙였습니다.

친문 진영의 공세를 받는 진중권 전 교수는 "주방장한테는 찍소리 못 하는 분들이 왜 나만 갖고 그러냐"고 했지요.

지난 일주일 사이 듣도보도 못한 막말과 저주를 접하면서 세간에는 "문재인 정부는 배알도 없냐"는 원성이 들끓고 있습니다.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과거 정부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 2002년 7월 5일 귀국보고회
"만약 북한이 또다시 군사력으로 우리에게 피해를 입히려 한다면 그때는 북한도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노무현 前 대통령 /2003년 5월 16일, 기자간담회
"무조건 북한이 하자는대로 따라갈 수만은 없다는 의지를…"

비핵화라는 꿈에 젖어 김정은 남매를 낭만적 동지로 바라봤던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 / 2018년 남북정상회담
"우리 김여정 부부장은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2018년 평양 5·1경기장 연설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김 씨 남매가 3대째 세습독재를 하면서 북한 주민을 억압하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 외면하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마침 어제 북한은 비핵화가 날아갔다며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남북공동체 구상은 비핵화 프로세스 안에 있었던 만큼 이제는 북한과 어떻게 공존하겠다는 건지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합니다.

1939년, 히틀러의 불가침 약속이 그랬듯 독재자와의 합의는 늘 무의미한 끝을 보여줬습니다. 든든한 동맹과 튼튼한 안보가 없다면, 평화라는 꿈은 언제든 모래성처럼 쉬 허물어지는 법이니까요.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김정은 정권, 그 낭만에 대하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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