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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청와대까지 인사개입"…前 환경부 인사과장의 법정 폭로

등록 2020.06.29 18:41

수정 2020.06.29 20:27

“김 과장, 박 모 씨 서류심사 통과 위해 구체적으로 한 것이 없잖아.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을 만난 것도 아니고 전화를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

2018년 환경부 인사운영과장이었던 김 모 씨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김 전 과장은 장관에게 질책을 들은 후 인사권과 예산권을 갖고 있어 환경부 내 ‘꽃보직’으로 불리는 인사운영과장에서 한직으로 보내졌다.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환경부 블랙리스트’의혹을 받고 있는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의 8차 공판에서 나온 얘기다.

● 청와대의 특별한 자기 사람 챙기기
김 전 과장의 증언에 나오는 박 씨란 인물은 환경부 산하기관인 환경공단 상임감사 공모에서 청와대가 낙점했다는 의혹을 받은 인물이다. 당시 박 씨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하자 최종면접까지 진행된 공모 절차는 돌연 취소됐고 청와대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이 환경부 관계자들을 질책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김 전 과장이 오늘 공판에서 주장한 청와대의 박 씨 챙기기는 특별했다. 김 전 과장은 신미숙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자신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신 전 행정관은 김 전 과장에게 “박 후보가 서류심사에서 탈락했을 당시 운영지원과에서 한 일이 뭐가 있느냐, 그동안 후보자들 지원 한 것에 있어서 한 번도 제대로 한 게 없잖냐”며 강하게 질책했다.

신 비서관의 질책이 있자 2018년 7월 환경부는 ‘유관기간 임원급 직위 운영 조정방안 검토(안)’이란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하면서 박 씨를 다른 환경부 산하기관 이사로 보내는 검토안을 포함했다. 당시 환경부 국장도 김 전 과장에게 "박 씨에게 직접 전화해서 설명해주고 앞으로 환경부가 알아봐 줄 다른 자리에 대해서 선호를 말씀할 수 있도록 해드리라"고 지시한다. 이에 김 전 과장은 각 직책의 연봉과 어떤 일을 하는지를 담은 이메일을 박 씨에게 보냈다.

● ‘비전문가’가 결국 환경부 산하기관 대표로
결국 박 씨는 환경공단 상임감사 공모에서 탈락한지 3개월 후 환경부 산하기관이 출자한 기업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업체는 폐기물 자원화사업을 하는 업체로 3명의 전임 대표이사 모두 환경부 출신인 소위 '환경통'이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유일하게 신문사 관리직 출신이었다. 지난해 검찰은 비전문가인 박 씨가 해당 업체 대표에 오른건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그 이후 김 전 과장은 4대강관련 부서로 전출됐다. 김 전 과장은 33회 5급 기술고시를 통해 공직에 들어왔고, 여성 최초로 인사운영과장에 올랐었지만 8개월 만에 직을 내려놨다. / 백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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