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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대통령은 욕을 많이 먹는 자리

등록 2020.07.05 19:45

수정 2020.07.05 19:51

지난 2017년, 워싱턴DC 야구장. 자선경기를 위해 연습하던 공화당 의원들에게 총알이 날아들었습니다. 범인인 66세 남성은 민주당 버니 샌더스의 극렬 지지자였습니다.

급진적인 정책으로 젊은층의 환호를 받았던 샌더스 의원은 상대를 공격하는 이런 극렬 지지자들을 어떻게 대했을까요.

SYNC / 버니 샌더스
"우리 캠페인이 다른 후보들에 대한 추악한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들의 지지를 원하지 않습니다"

차갑지만 냉정하고 차분했던 이 한마디는 다름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본질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최근 강성 친문 지지자들에게 뭇매를 맞았습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4년간 재판을 받는 게 정상이냐"는 한마디 때문이었습니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 의원은 4년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의 영입인재였습니다.

충남 아산 전통시장 상인(지난 2월)
"(경기가)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가 안 돼요. 이거 어떻게 수습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난 2월 문 대통령에게 솔직한 고충을 토로했던 이 상인은 사회적 약자였지만 신상털기와 불매운동으로 더 큰 고통을 당했습니다.

정부 여당의 정책을 비판한 지식인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소신을 밝히면 정치생명까지 위협하지요. 이해찬 대표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2018년 12월 15일
"이재명을 옹호하며 당지지율 하락시킨 이해찬은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사퇴하라.)"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9년 10월)
"사퇴를 요구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다 합쳐서 한 2000명 됩니다. 아주 극소수가 이제 그러는 것이고요."

그게 누구든 자신들의 진영과 다른 논리를 펴면 총공세로 결국 굴복시킵니다. 이런 세상에 누가 두려움 없이 소신발언을 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스템이 멍들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면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과거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듯 했죠.

문재인 대통령 (2017년 4월)
"(문자 폭탄에 대해) 저는 우리 경쟁을 더 이렇게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하고요."

문재인 대통령 (2018년 1월)
“(기자의 악플 호소에) 너무 그렇게 예민하실 필요는 없지 않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2004년, 하와이 동포간담회)
"(대통령은)욕을 많이 먹게 되는 자리 아닙니까? 대통령 직업이 하는 일이 뭐냐? 절반은 일하고 절반은 욕먹는 아닌가..."

부동산 정책 실패, 젊은층의 마음을 할퀸 인국공 사태, 길 잃은 대북 정책.. 그런데도 민주적 토론과 비판이 점점 더 위축되는 요즘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다시 그 까닭을 묻고 싶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대통령은 욕을 많이 먹는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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