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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내가 후퇴하면 날 쏴라" '신의 병사'로 불린 '구국의 영웅' 백선엽

등록 2020.07.11 19:09

수정 2020.07.11 20:18

[앵커]
6.25 당시 미군은 백선엽 장군의 군대를 '갓 솔져', 즉 '신이 내린 병사'라 불렀습니다. 미군도 불가능하다며 후퇴하는 상황에, "후퇴를 하면 나를 쏴라" 이렇게 병사들을 독려하며 진격해 결국 승리를 거둔 장군이었습니다.

'갓 솔져' '장군 백선엽'은 누구였는지,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북한군에 밀려 마지막 남은 부산, 그리고 이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방어선' 다부동, 1950년 8월 20일, 백선엽 장군이 이끄는 1사단은 이 방어선 최전선에서 북한군을 막아섰고, 미군 두 개 연대가 두 겹으로 백 장군을 받쳤습니다.

그런데 미 27연대의 측면이 뚫리고 말았고, 미군은 '후퇴'를 결정했죠. 이 곳이 뚫리면 갈 곳은 시커먼 바다 뿐인 절체절명의 상황,

故 백선엽 장군(2015)
"(미군이) 후퇴한다니, 아이구 좀 기다리라고. (후퇴하면) 갈 때는 바다 밖에 없는데 제발 날 따라서 돌격을 하자. 만약에 내가 후퇴하며 날 쏴라."

자신이 선두에 선 '필사의 돌격 명령'으로 끝내 다부동을 지켰낸 백 장군을 존 마이켈리스 미군 27연대장은, '갓 솔져', '신의 병사'라 불렀습니다.

로니 밀러 / 美 제8군 사학자
"최전선에 선 리더의 새로운 정의를 보여준 겁니다."

이후 백 장군의 1사단은 1950년 10월 38선을 돌파하고, 평양에도 가장 먼저 입성했습니다. 중공군에 밀려 빼앗긴 서울도 재탈환하는 엄청난 전공을 세웁니다.

1951년 미 군사고문단의 백 장군에 대한 평가는 '최고(best)의 야전지휘관'이자 '가장 뛰어난(most outstanding) 장교'.

6.25 전쟁 뒤에도 신설된 제1야전군 사령관을 맡아 4년여 동안 전방군 양성에 힘썼고,

대한늬우스 제70호(1955)
"(제1군의) 추계 기동훈련이 백선엽 대장의 총지휘 밑에 실지 전투를 방불케하는 일대 격전을 전개"

1960년, 연합참모본부 의장을 끝으로 군복을 벗습니다. 미군이 인정하는 최고의 한국군 장군에게, 미8군사령부는 지난 2013년 '명예 사령관'을, 2018년 백 장군의 99세 생일은 주한미군이 직접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 주한미군 사령관(2018)
"연합사를 대표해 백 장군님의 생신을 축하하게 돼 영광..."

국군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백 장군이지만, 그 이전 삶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립니다.

"친일 앞잡이 백선엽!!" "창군 원로 모욕하는 것은 국군 정통성 부정!"

백 장군이 1940년대 만주군관학교를 나와 간도특설대에서 3년을 근무한 것을 두고, '친일 논란'이 일어난 겁니다.

백 장군은 줄곧 "당시 중공군과 싸웠고, 독립군은 구경도 못했다"고 했지만,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친일 논란과 구국의 영웅 사이.. 100세의 노병이 끝까지 걱정한 건 국가와 국민이었습니다.

故 백선엽 장군(2019)
"(태어난지) 100년이 갔지만 신념만은 나라와 국가를 위해서 계속 계속 봉사하고자..."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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